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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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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56) 제25화 부흥시대 66

“회장님”

  • 기사입력 : 2020-01-22 08: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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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산은 백화점이나 미곡상은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장사꾼에 지나지 않는다. 건설 분야야말로 진정한 사업이고 예술이라고 했다.

    이재영은 그와 식사를 하면서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깨닫는 점이 많았다. 그가 중국 공산당을 피해 홍콩으로 이주한 일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그는 많은 재산을 빼앗기지 않고 홍콩으로 가져온 것이다.

    왕산과 헤어져 호텔로 돌아오자 번화가를 내려다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회장님, 무슨 생각을 하세요?”

    김연자가 옆에 바짝 다가와서 물었다. 애교를 부리듯이 눈웃음을 쳤다. 김연자는 홍콩 여행 중 내내 들떠 있었다.

    “전쟁이 끝난 뒤를 생각해야 할 것 같아. 건설회사를 설립해야 할 것 같지 않아?”

    이재영은 김연자의 허리를 안았다. 드레스 차림의 김연자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백화점에서 사준 옷이었다.

    “저도 왕산씨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동했어요.”

    김연자가 이재영에게 몸을 기대 왔다. 그녀에게서 좋은 냄새가 풍겼다.

    “홍콩에 자주 와서 배워야겠어.”

    “회장님, 뉴욕에도 한번 가세요.”

    “그래. 내년에는 미국에 가자고.”

    이재영이 김연자를 안아서 포옹했다. 김연자가 눈을 감고 입술을 포개 왔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이었다. 그녀의 몸이 서서히 더워져 왔다. 이재영은 하체가 묵직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홍콩 경제인 왕산과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신 탓에 취기도 있고 이국풍정에 취한 탓도 있었다. 김연자도 가쁜 숨소리를 토해 내면서 그에게 안겨왔다.

    이재영은 김연자를 침대에 눕히고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김연자는 단추를 푸는 이재영의 손이 살갗을 스칠 때마다 몸을 떨었다.

    “천천히… 애무를 많이 해주세요.”

    이재영이 옷을 벗고 그녀에게 엎드리자 등을 껴안고 속삭였다. 이재영은 김연자의 아름다운 몸에 불을 지피면서 물고기처럼 유영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손이 수초를 헤집고 그의 입술이 관능을 찾아 헤맸다.

    김연자는 몸을 떨면서 반응했다. 입술이 꽃잎처럼 벌어지고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리고 뜨거운 열기가 안개처럼 온 몸을 휘감았다.

    사랑은 태풍이 몰아치듯 격렬해야 한다.

    이재영은 천군만마를 거느리고 캄캄한 광야에서 포효했다. 천둥번개가 몰아치듯이 대지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마침내 격렬한 정사가 끝났다.

    이재영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녀에게 엎드렸다.

    “아아, 너무 좋아요.”

    김연자가 두 팔을 뻗어 이재영의 등을 껴안았다.

    “회장님.”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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