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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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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60) 제25화 부흥시대 70

“여행하느라고 피곤하시죠?”

  • 기사입력 : 2020-01-30 08: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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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선을 모신 곳이어서 사당에서 기도를 하면 병자가 치유되고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병을 치유하고 부귀영화를 바라면서 향을 피우고 절을 올리고 있었다.

    ‘화타와 편작만 뛰어난 의원이 아니라 황대선도 훌륭한 의원이었던 모양이구나.’

    이재영은 황대선의 초상을 보면서 감탄했다.

    “회장님, 오늘 즐거웠어요. 이제 한국에 돌아가서 더 열심히 일할게요.”

    호텔로 돌아오자 김연자가 이재영을 포옹했다.

    홍콩 여행을 하면서 김연자가 능동적인 여자로 변해 가고 있었다.

    이재영은 밤이 되자 박민수 일행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오는 배에 올라탔다. 짧은 여행이었으나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웠다. 여행은 스승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이재영은 갑판에서 불야성을 이룬 홍콩의 야경을 보았다.

    홍콩의 야경이 어쩐지 정겹게 느껴졌다.

    뿌우웅!

    뱃고동 소리가 길게 울렸다.

    바다는 잔잔했다.

    어두운 하늘에서 별들이 영롱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이재영은 배가 망망대해를 항해하기 시작하자 선실로 돌아와 잠을 잤다.

    부산에 도착하자 이재영은 신문부터 사서 보았다.

    한국은 여전히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특히 백마고지에서 9일째 치열한 고지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더욱 우울했다.

    ‘고지 하나를 놓고 9일 동안이나 싸우다니!’

    전투는 치열했을 것이고 피아간에 많은 군인들이 죽었을 것이다.

    ‘전쟁은 언제 끝날 것인가?’

    이재영은 전쟁 때문에 가슴이 답답했다. 한쪽에서는 휴전회담을 하고 한쪽에서는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재영은 김연자와 박민수 일행을 서울로 먼저 보내고 부산에 남았다. 부산에 왔으니 요정을 둘러보아야 했다.

    “회장님.”

    요정으로 들어서자 한복을 입은 영주가 반갑게 맞이했다. 요정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기생들도 나와서 인사를 했다.

    “잘 지냈나?”

    이재영은 영주를 포옹하여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영주의 방은 요정 별실이다. 영주가 차를 끓여 가지고 방으로 들어왔다.

    “여행하느라고 피곤하시죠? 밤새 배를 타셨어요?”

    영주가 이재영 앞에 앉아서 물었다. 전에 보았을 때보다 얼굴이 더욱 고와졌다. 부산의 요정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되어 얼굴이 활짝 펴진 것이다.

    “응. 부산은 별일 없나?”

    “네. 별일 없어요.”

    부산에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가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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