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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디카시의 새로운 토포스 국제도시 제주- 이상옥(시인·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 기사입력 : 2020-02-03 20: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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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높임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목수의 아들이 아니냐며 미천한 출생과 초라한 의복으로 매일 목수 일을 하던 예수가 어떻게 메시아일 수 있겠냐는 고향 사람들을 향해 예수가 하신 말씀이다.

    무슨 일이든지 고향에서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디카시 문예운동도 고향인 고성에서 펼쳤지만 정작 고성에서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타 지역에서는 빠르게 수용되는 아이러니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04년 고성에서 지역 문예운동으로 시작된 디카시가 스마트폰과 SNS 환경의 도래와 함께 디지털 시대의 최적의 새로운 시로 평가받으며 한국을 넘어 미국?캐나다?중국?인도네시아?인도 등 해외로까지 확산되고 있지만 발원지라 일컬어지는 고성에서는 의외로 디카시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다. 고성에서 디카시 발원지 표석을 세우자는 얘기도 수년 전에 나왔지만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고성에 디카시 발원지 표석을 세워 디카시를 고성의 명품 문화 브랜드로 이미지 메이킹하여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게 하자는 안이 처음 나오게 된 것은 고성군청에서였다. 당시 최평호 고성군수가 고성군청의 실과장들 대상으로 디카시 프레젠테이션을 한번 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그래서 백악기의 상상력인 공룡나라 고성과 첨단 디지털 상상력의 산물인 디카시를 결합하여 고성을 고대와 현대가 함께 살아 숨쉬는 첨단 문화 관광도시로 이미지 메이킹하여 적은 예산으로도 고성을 세계적인 도시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테마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그때 토론 시간에 참석자 중 한 분이 고성에 디카시 발원지 표석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해서 그게 시발점이 되어 디카시 발원지 표석 세우기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대두되었다. 그후 군수가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미건립 상태다.

    지난해도 고성군 문화체육과에서 발원지 표석 건립 문제를 다시 논의한 바 있는데, 담당 계장이 “고성이 디카시의 발원지라는 근거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하는 바람에, 주무계장마저 이런 인식이라면 굳이 디카시 발원지 표석 건립 문제를 운위하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11월 30일에는 고성의 대웅예식장에서 한국디카시연구소의 문화 기획으로 한국디카시인협회 및 국경없는디카시인회 발기인대회를 가졌고 올해 고성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해서 디카시를 글로벌 장르로 본격 키워나갈 계획이었지만 고성군에서는 디카시 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오히려 200만원 삭감했다. 현 상황에서는 고성에서 디카시 프로젝트를 더 이상 확장하기는 힘들게 된 것 같아 아쉬움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궁즉통이라고 제주에서 한국디카시인협회 및 국경없는디카시인회 창립총회를 개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디카시는 2004년 4월부터 6월까지 50편을 디카시라는 신조어로 인터넷 한국문학도서관 연재코너에 연재하며 시작됐는데, 인터넷 한국문학도서관은 당시 제주대 윤석산 교수가 사비로 조성한 것이었다. 그렇게 보면 제주 역시 고성 못지않게 디카시의 태동과 관련이 있는 토포스가 되는 것이다.

    오는 2월 7일 양평의 소나기마을에서 한국디카시인협회 김종회 회장, 제주의 시를사랑하는사람들 전국모임 이어산 회장과 국경없는 디카시인회 대표인 필자 등이 만나 제주시의 협조를 받아 가칭 제1회 제주 국경없는 디카시인회 국제페스티벌을 올해 제주서 개최하며 한국디카시인협회 및 국경없는디카시인회 창립대회를 함께 치르는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상옥(시인·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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