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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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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32) 성주 법수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656호)

자취 없는 절간서 빛나는 고졸한 기품

  • 기사입력 : 2020-02-04 08: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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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는개비에 마음 젖고, 진눈깨비에 옷 젖어도

    울지 마라 저만치 눈먼 세월이 간다

    석탑은 보고도 못 본 척 바보가 되라 일러준다

    울지 마라 떠났다고 아주 떠난 것이더냐

    품었다고 언제까지 내 것이다 우길 건가

    절간은 자취 없으나 그 바람비 여전하다


    가야산국립공원은 경남 합천군, 거창군, 경북 성주군에 걸쳐 경상남북도의 도계를 이루는 영산이다. 주봉인 상왕봉(1450m)과 그 주변에 두리봉, 깃대봉, 단지봉 등 해발 1000m 이상의 봉우리들이 둘러 서 있다. 그런 만큼 불교의 대명지로 이름나 있다. 법수사지는 이미 폐사가 되었고, 해인사가 워낙 유명한 탓에 이 절터는 물론 석탑을 보러 오는 이도 거의 없다. 가람 흔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산을 배경으로 쌓아올린 석축단을 보면 한때 1000칸이 넘는 건물에 100여 암자를 거느린, 신라 애장왕이 심혈을 기울여 지은 큰 사찰이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석탑은 무기교의 기교를 보는 듯 고졸한 기품이 돋보인다. 는개비 오는 날 시나브로 옷은 젖어도 상처 입은 마음 달래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라.

    사진= 손묵광, 시조= 이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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