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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태국 전지훈련 결산] 설기현표 축구에 신바람… 진짜 ‘프로모드’ 변신 중

감독-선수단 신뢰 두터워져
강훈에도 분위기 화기애애
체력·전술훈련 목표치 달성

  • 기사입력 : 2020-02-05 08: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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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민프로축구단 경남FC는 지난달 15일부터 2월 3일까지 20일간 태국 방콕에서 2020시즌을 대비한 전지훈련을 했다. 부상 중인 우주성을 제외한 전 선수단이 참여했다. 지난해 2부 리그로 강등당한 경남FC는 2002년 한일월드컵 스타 설기현 감독을 영입한 후 팀 재정비에 착수했다. 당초 7일 전지훈련을 갈 계획이었지만 선수단 영입과 숙소문제 등으로 예정보다 일주일 늦게 전지훈련을 떠났다. 이국땅 태국 방콕에서 20일간 고된 훈련을 벌인 설 감독과 선수단의 땀의 결실이 어떤 것인지 점검해 본다.

    경남FC 선수들이 태국 방콕 슈밋 윈드밀 풋볼 스타디움 전지훈련장에서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경남FC 선수들이 태국 방콕 슈밋 윈드밀 풋볼 스타디움 전지훈련장에서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진짜 프로모드로 변신 중인 경남FC= 경남FC의 2부 리그 강등 충격은 설기현 감독이 선임되면서 또 다른 충격을 줬다. 영국 프리미어까지 뛰었던 스타선수지만 프로지도자 경력이 없어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설 감독은 팬들의 우려에 대해 이해한다며 자신의 계획대로 움직였다. 먼저 자신보다 6살이나 많은 선배인 김종영 수석코치를 선임해 파격을 보였다. 선후배 관계가 뚜렷한 한국 축구계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설 감독은 프로지도자 경험이 적은 자신의 문제점을 김 수석코치가 보완해줄 것이라며 선임배경을 밝혔다. 또 백성동과 장혁진, 황일수, 박창준 등 평소 눈여겨봤던 선수들을 속속 영입하며 부임 보름 만에 자신이 원하는 선수단의 90%이상 정비했다. 이어 감독 취임 18일 만에 태국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2부 리그로 강등돼 암흑기에 빠질 것이라는 평가와 달리 설 감독 취임 불과 20일도 걸리지 않아 팀 분위기가 정상화됐다.

    경남FC의 태국 전지훈련 목표는 고강도 체력훈련과 설 감독의 전술훈련 숙지였다. 20일간 진행한 훈련일정은 오전 10시30부터 12시까지 1시간 30분간,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씩 집중적으로 훈련을 했다. 일요일은 휴식을 취하고 평일에도 한두 차례 휴식으로 훈련으로 지친 체력을 보완했다. 체력훈련은 하파엘 피지컬 코치의 전담으로 진행했다. 설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에서 질 수도 있지만 체력에서 밀리는 것은 선수들이 관리를 못했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고 체력관리를 강조했다. 피지컬 코치 하파엘은 전지훈련이전 선수별 체력을 테스트한 후 개인별 맞춤 훈련법과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훈련을 병행했다. 함안클럽하우스에서는 기본적인 체력을 만들어왔다면 태국에서는 근력강화와 실제 경기를 할 때 폭발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체력강화 훈련을 반복했다. 네게바와 룩, 제리치를 비롯해 부상이 있는 장혁진과 이광선 등은 별도의 체력 및 재활훈련 진행했다. 하파엘 코치는 매일 선수들에게 GPS를 착용해 훈련을 시키고, 선수들의 몸무게 측정은 물론 몸 상태나 기분 등 개별 체크리스트를 통해 관리를 해왔다. 처음 하파엘의 지도법에 대해 대충 답변을 하던 선수들도 점차 체계적인 피지컬 훈련에 동참하며 정착이 됐다.

    ◇설기현의 축구는 유럽 향기?= 설 감독은 태국 전지훈련 중 기자에게 “팀분위기는 이미 승격된 것 같다”고 농담을 했지만 사실 선수단은 2부 리그로 강등된 팀답지 않게 파이팅 넘치고 화기애애했다. 설 감독은 부임후 선수들에게 자율을 강조했다. 프로선수인 만큼 간섭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자신이 요구하는 훈련에 집중하며 프로다움을 보여 주길 요구했다. 설 감독 부임 후 감독을 중심으로 빙둘러 서서 훈시를 받던 군대식 모임도 없애고, 감독과 선수가 가벼운 손 터치로 훈련을 시작하며 훈련시간외에는 선수들의 자율에 맡기는 모습은 유럽식 축구의 향기가 난다.

    설 감독의 전술은 어느 상황에서든 동료와 협업해 상대보다 많은 숫자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상대를 압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고기 떼가 일사분란하게 유영하듯이 조직력을 통해 보다 공격적이고, 수비에서도 쉽게 뚫리지 않는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체력적인 뒷받침과 전술이해력이 따르지 않으면 쉽지 않은 설기현식 축구다. 때문에 설 감독은 전훈기간 전술훈련 때면 직접 호루라기를 들고 운동장에 들어가 먼저 선수들에게 오늘 배울 훈련에 대해 얘기를 나눈 후 공의 위치에 따른 선수들의 위치를 잡아주고 선수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직접 킥을 하고 뛰면서 몸으로 보여주기까지 했다. 설 감독은 훈련 후 숙소 로비에 포지션별로 불러 자신이 직접 편집한 영상을 보여주고 전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선수들의 생각을 들었다. 이를 위해 드론과 8m높이의 카메라도 구입했다. 수첩과 노트북에는 훈련일지를 작성하기도 한다. 유럽에서 선수로 뛸 때부터 내가 감독이 되면 저렇게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실행하고 있는 셈이다.

    선수들은 매일 반복되는 훈련에 지칠 만도 하지만 설 감독의 전술에 대해 ‘어렵지만 디테일하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 ‘신선하다’ ‘이런 느낌 처음이다’ ‘축구가 재밌어졌다’는 말로 호평을 하고 있다.

    설 감독은 “태국 전훈기간에 내 전술에 대해 아직 선수들이 시도하기를 두려워해 40%정도만 숙지하고 있다”면서 “6일부터 21일까지 남해에서 열리는 전지훈련때 수준 있는 팀과의 4~5차례의 연습경기 등을 통해 전술 숙력도를 최대한 높일 것이다”고 밝혔다.

    경남FC의 태국 전지훈련은 체력과 전술훈련에 대한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무엇보다 큰 성과는 감독과 선수단의 신뢰가 두터워진 것이다.

    글·사진= 이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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