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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안정항 16년간 불개항 상태 운영… 국세 380억 샜다

해수부, 지난해 1월 항만시설 지정
선박 입·출항료, 화물료 등 누락
통영시, 10억가량 세수 감소 반발

  • 기사입력 : 2020-02-05 20: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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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수산부가 지난 16년간 통영 안정항을 개항 안된 ‘불개항 상태’로 운영하면서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받아야 할 국세 380여억원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본지가 마산항 물동량이 전년도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한 원인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안정항은 그동안 불개항장으로 분류돼 해양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됐고, 물동량 통계도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매년 최대 10억원가량의 공유수면 점유·사용료를 지방세로 받아오던 통영시는 해수부의 이 같은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 조감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 조감도./한국가스공사/

    ◇저평가된 마산항 물동량= 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9년 마산항에서 처리한 항만 물동량은 2588만6237t으로 전년 대비 무려 114.8%나 급증했다. 이는 2017년 전체 물동량보다 많은 수치다. 지난해 마산항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한국가스공사의 통영 LNG 생산시설(안정항) 물동량 1341만5474t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안정항은 2002년부터 항만법상 개항되지 않은 항만인 ‘불개항장’으로 운영됐다. 해수부는 지난해 1월 16일 안정항을 ‘마산항 항만구역 밖 항만시설 지정 고시’하면서 개항 항만에 포함했다. 10만t 이상 외국 국적 선박의 입출항이 잦아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지정 구역은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단 인근 항로, 정박지 등 수역시설 143만2000㎡와 LNG 돌핀부두 2선석 등 접안시설이다. 전국에는 5개 한국가스공사 LNG 생산기지가 있는데, 마산항과의 물리적 거리로 인해 통영(안정항)만 불개항장으로 운영돼 왔다.

    안정항은 지난 2002년부터 LNG 선박이 통항했지만, 불개항장이라 LNG 물동량이 국가 물동량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나머지 전국 4개 기지는 국가·지방항에 포함돼 물동량 통계가 반영됐다. 결과적으로 안정항 물동량이 마산항 통계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마산항 물동량은 2002년부터 무려 16년 동안이나 최대 1300만t 가량 저평가된 셈이다. 물동량 누락은 국가 정책 수립시 왜곡이 발생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6년간 안전 방치한 정부= 통영 LNG 생산기지는 생산국에서 LNG를 선박으로 운송해 저장 탱크에 보관했다가 기화시켜 남부권에 공급한다. 해수부가 고시로 안정항을 마산항 밖 항만구역으로 포함한 이유는 안전이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안정항 전체 통항 선박은 1536척으로, 이중 한국가스공사의 LNG선, 유조선, 예·부선 등이 8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밀도 높은 운항이 이뤄졌다.

    선박법에 따르면 한국 선박이 아니면 안정항과 같은 불개항장에 기항하거나 화물을 운송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안정항은 ‘해수부장관 허가를 받은 경우’의 단서 조항에 따라 2002년부터 외국 선박이 드나들었다.

    해수부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이번 고시와 관련 “안정항을 마산항 밖 항만시설로 지정하면서 LNG선과 통항선박 등의 안전을 확보했다”면서 “그동안 누락된 국가 물동량도 제대로 통계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정항은 20년 가까이 해양 안전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불개항장인 안정항은 항만관련 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였다. 선박·입출항, 물동량 통계 전체가 누락된 것은 물론, 선박입·출항법 적용도 받지 못해 선박 충돌 위험이 상존했다. 그나마 안정항 수역은 마산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법 근거 없이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을 통해 관리돼 왔지만, 도선사 보고로 관제 일지만 기록하는 수준이었다. 도선사 신고가 누락될 경우에는 별도의 대처 방안이 없는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가 그동안 안정항을 불개항장으로 사실상 방치하면서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받아야 할 선박입·출항료 등 380여억원으로 추산되는 국세수입을 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6년 안정항 물동량을 볼 때 선박 입·출항료 13억여원, 화물료 5억여원, 수역점용료, 해수인입료 등 한 해 24억원가량의 국세가 누락됐고, 불개항장으로 운영돼온 16년으로 계산하면 무려 380여억원이 누락됐다는 추산이 나온다.

    ◇통영시 세수감소 반발= 통영시는 그동안 LNG 생산기지가 있는 안정국가산단 입주 업체와 지역어업인의 반발 등을 들어 항만구역으로 지정되는 것을 꾸준히 반대해 왔다. 그러나 해수부는 행정안전부에 통영시 자주재원과 관련한 법률해석, 법률사무소 자문, 한국가스공사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지난해 1월 지정 고시했다. 통영시에 따르면 지역 어민들은 어업활동 제재 등 이유로 고시를 반대해왔고, 공청회 개최를 정부에 요구했지만 열리지 않았다.

    고시 1년이 지났지만 통영시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가스기지에 대한 공유수면 점유·사용료를 많게는 해마다 10억원가량 받아왔다. 안정항이 무역항된 지난해부터는 점유·사용료를 받을 수 없게 됐다.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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