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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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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움직여 온 ‘보이지 않는 손’

■ 한반도 국제관계사
국제정치사 관점서 본 한반도 150년사
전문가 12명 참여 국제관계 분석

  • 기사입력 : 2020-02-07 08: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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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인이건 내인이건 어느 한쪽만이라도 없었다면 우리민족은 통일되었을 것이다. 초기의 분단은 물론 외세가 가져다준 것이었지만 여기에 영합한 내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해방 정국의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외세에 영합해서 분단구조를 강화시킬 것이 아니라 민족 내부의 불신과 반목을 해결해야 통일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책 중에서)

    경남대학교 교수들을 위주로 한 12명의 전문가들이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했던 19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한반도 문제를 국제정치사 관점에서 분석한 글들을 묶은 ‘한반도 국제관계사’가 나왔다.


    지난 150년에 이르는 식민과 해방, 분단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나아가 평화와 통일을 향한 질곡의 한반도 근현대사를 짚으면서 평화와 통일의 ‘신한반도 시대’를 열기 위한 다양한 실천적 선택지들을 제시한다.

    1부 냉전의 시작과 한반도 국제관계, 2부 남북의 경쟁과 데탕트, 신냉전의 한반도 국제관계, 3부 냉전의 종언과 미·중 경쟁시대의 한반도 국제관계 등으로 크게 구성돼 있다. 각 부별로 4편의 글들이 수록돼 있다.

    1부는 일본 식민지 지배의 한반도 상황을 시기별 개관과 함께 미·소 대한(對韓) 구상의 동태성을 분할 점령과 탁치 문제를 중심으로 역사적으로 해명한다. 또 1945년 한반도가 분단된 이후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한 원인에서부터 1953년 7월 27일 정전이 이루어지면서 한반도가 재분단되는 과정을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또한 이승만의 대외 인식과 전략, 한미동맹과 반공·반일에 대한 양국의 갈등을 통해 1950년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를 면밀히 살폈다.

    2부는 미국의 베트남 정책과 한국군 파병을 둘러싼 한·미 간 교섭 과정, 베트남전쟁과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에 대한 북한의 인식과 그로 인한 대남 정책 변화가 한·미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폈다. 또 남북한 당국이 민족화해의 막을 열게 된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렇게 막을 빨리 닫았는지 그 원인을 국내외 정치 환경 변수를 중심으로 고찰했다. 이와 함께 냉전과 신냉전 시기의 군사력 변화와 한·미·일 연대, 그 이후 찾아온 미·중 관계 개선으로 인한 해빙기까지의 일련의 변화를 개괄하고, 특히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한 1988년 2월부터 1989년 말까지 추진됐던 북방정책과 남북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3부는 분단 이후 동·서독의 통일·통합 정책을 살펴본 후, 냉전의 종식 및 제도적 통일을 전후한 독일통일의 과정을 되짚으면서 남북 관계사에 자리매김된 정상회담의 성사 배경, 합의 내용, 이행 과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써 역사적으로 재조명한다. 특히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주변국의 관계 변화, 동북아 국가 간 갈등과 전략적 경쟁, 미·중 간 전략적 경쟁 구조의 형성과 가속화에 따른 관계 변화를 살펴 눈길을 끈다. 또 새로운 국제질서와 변수 속에 놓인 한반도의 3중 패러독스를 분석하고, 구한반도 체제를 넘어 신한반도 체제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는 19세기 말,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소련 붕괴,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 체제 전환과 비견될 만한 지구적 차원의 변화에 직면했다”며 “불안정성, 불확실성, 복잡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고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근식·박정진 등 지음, 한울플러스 펴냄, 464쪽, 4만6000원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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