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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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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함·호흡곤란·두근거림… 심장이 보내는 ‘이상신호’

■ 심방세동 부정맥
심장 심방부위 부적절한 전기자극·노화 등 원인
심방 수축·이완 약화로 혈전 생성·뇌경색 등 유발

  • 기사입력 : 2020-02-09 20: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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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장이 뛰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심장근육(심근), 혈액공급, 전기적 자극이 대표적이다. 심근은 수축과 이완을 통해 직접적으로 혈액을 심장 밖으로 펌프질함으로써 몸의 혈액을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심근이 하루 10만 번 정도 지치지 않고 박동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원이 필요하며, 혈액(혈관)을 통해서 심근으로의 연료 공급이 이뤄진다. 또 심근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전기적 자극이 필수적이다.


    ◇부정맥이란?= 부정맥이란 전기적 자극에 문제가 있는 것을 말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맥이 고르지 않게 뛴다는 뜻이다. 심장에는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소가 있으며(동방결절),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는 전깃줄을 타고 심근으로 퍼지면서 심근을 수축시킨다. 전기신호가 정상적인 길에서 벗어나면 바로 불규칙한 맥박을 유발하며, 이것이 소위 말하는 부정맥이다. 전기신호가 규칙적이더라도 맥박수가 1분에 60회 미만으로 느리거나 100회 이상으로 빠른 경우도 포괄적으로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이라고 해서 다 위험하거나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종양에 비유를 하면, 다른 곳으로 전이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종양(암)이 있는 반면, 생명과 무관하고 가만히 둬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양성종양이 있듯 부정맥도 악성부정맥과 양성부정맥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악성부정맥은 심장마비나 급사를 일으킬 수 있어 예방과 치료가 필수적이며, 양성부정맥은 빈도, 증상 및 동반질환에 따라 치료 여부가 달라진다.

    ◇심방세동이란?=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대표 주자로 고령시대에 접어들면서 점점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의학적·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시하고 있는 부정맥이다. 부적절한 전기 자극이 생성되는 위치가 심방부위이며(특히 좌심방), 이로 인해 심방이 수축과 이완을 강하게 하지 못하고 파르르 떠는 식으로(세동) 움직일 수밖에 없어 명명됐으며, 이로 인한 증상과 합병증을 만든다.

    사람에 따라 1년 365일 심방세동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평소에는 부정맥이 없다가 과음이나 스트레스 등의 요인으로 인해 부정맥이 재발했다가 사라짐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심방세동의 증상= 심방세동을 갖는 환자는 무증상인 경우도 있지만 가슴 답답함, 계단이나 경사진 곳을 오를 때 호흡곤란, 두근거림 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심방세동의 임상적 의의= 증상을 유발하는 측면 외에 매우 중요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심방은 수축함으로써 심방 안의 혈액을 심실로 이동시켜야 한다. 심방세동에서는 심방이 파르르 떠는 식으로만 움직여 심방 안의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해 심방 안에 혈액이 정체되며, 이로 인해 심방 안에서 혈전이라고 하는 피떡이 생성되기 쉬워진다. 혈전이 생성되면 혈액을 따라 이동하다가 몸의 다른 부위의 혈관을 막는데(색전), 막히는 혈관이 어느 혈관이냐에 따라 다른 병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뇌경색으로 심방 안에 생긴 혈전이 뇌혈관까지 이동해 막음으로써 생기며, 심방세동 진단 후 1년 내 뇌경색이 발생할 확률은 약 6%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심부전, 당뇨 등을 가진 경우 그 위험성은 더 증가한다. 뇌경색 외에도 신장, 소장·대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도 자주 막히는 혈관들이다. 따라서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 혈전이 생성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방세동의 원인= 나이가 들면 무릎관절이 닳는 등 몸의 모든 기능이 감퇴하는데, 심장에 노화가 진행되면서 오는 것이 심방세동이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유병률이 증가해 70대의 경우 100명 중 5명꼴로 심방세동을 갖는다. 고령이 아닌 사람에서도 심한 정신·육체적 스트레스나 과음, 갑상선기능항진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심방세동의 치료= 무엇보다 혈전으로 인한 뇌경색 등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복용한다. 향후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를 계산해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항응고제를 처방받으며, 향후 뇌경색 고위험군임에도 단순히 항혈소판제만 복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런 환자들에서 약을 잘 복용했는데도 뇌경색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위험도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두근거림 등 증상의 완화를 목적으로 맥박 수를 빠르지 않게 조절하는 약제나 불규칙한 리듬을 정상으로 전환시키는 약제들도 처방하고 있으며, 이러한 약제들에도 증상이 심한 경우 전극도자절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부적절한 전기 자극이 발생하는 부위를 전기적으로 절제함으로써 심방세동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며, 시술이 성공적으로 잘 됐다고 해서 약을 바로 끊는 것은 아니다. 경과를 관찰하면서 약을 조절하며, 드물지만 심방세동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항혈소판제·항응고제를 복용하면서 심각한 출혈이 발생하거나, 기타 항혈소판제·항응고제를 꾸준히 복용하기 어렵다면 혈전이 가장 잘 생기는 좌심방이라는 곳을 물리적으로 폐쇄시키는 시술도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다.

    ◇진단= 심전도를 통해 간단히 진단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24시간 연속적인 심전도 모니터링을 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기도 하다.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에서 심방세동이 진단되지 않았으나, 임상적으로 의심이 되는 경우 가슴피부 밑에 루프 레코더라는 간단한 삽입형 장치를 심어 심방세동 여부를 수년간 감시할 수도 있다.

    뇌경색이 발병하면서 처음으로 심방세동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경우도 있지만, 심방세동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적절히 관리하지 않아 뇌경색이 발생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심방세동이 의심되거나 정기검진에서 발견된 경우 심장내과에 내원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건강한 노후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심장내과 이재광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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