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4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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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모로코 (2)

모래언덕 너머엔 신기루 같은 사하라
전통의상 입고 차에 올라 사막 모래능선 신나게 달리고
유목민 집 구경하며 전통 빵과 민트티도 먹어

  • 기사입력 : 2020-02-12 21: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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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부터 모하메드가 SUV차량을 타고 사막을 달리는 액티비티를 하러 가자고 전화가 왔다. 아침을 안 먹으면 사막에서 힘들 것 같아 호텔 조식을 든든하게 먹고 사막에 들어가기 위해 질레바를 입었다.

    질레바는 모로코 전통의상으로 긴 소매에 뾰족한 후드가 붙어있는데 마치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다이가 입고 있는 복장을 떠올리게 한다. 슬리퍼를 신고 SUV차를 타고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신나게 모래로 들어갔다.


    이곳 사하라는 차선도, 규율도 없다. ‘아프리카~사하라~’ 하는 노래와 함께 차 안에서 춤을 추며 모래 능선을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고, 낙타가 한가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는 모습을 보며 드라이브를 즐겼다. 모래사막 안에서는 베르베르 원주민들이 정동,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는 관광객을 상대로 그들의 생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낮의 낙타.
    한낮의 낙타.

    이슬람은 일부다처제이다. 15명의 처자식을 둔 유목민의 집에 들렀다. 집 형태가 자갈 위에 여러 군데 천막을 치고 짚과 흙으로 만든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사막이라 비가 많이 오지 않는 곳이니 가능한 것이다.

    관광객들이 오면 주식으로 먹는 빵인 홉스와 민트티를 곁들여 내어주며, 집안 곳곳 구경을 시켜준다. 사막의 특성상 물을 길러와서 사용하기 때문에 집안 한쪽에 쌓여있는 물통을 보는 것도 색다른 풍경이었다.

    현재는 유목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마을을 이루어 산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온전히 자연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주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사막에서 열심히 다니느라 허기진 나에게 모하메드 어머니는 베르베르식 전통 피자를 만들어 주셨다. 빵과 빵 사이에 고기와 채소 범벅을 넣어 화덕에 구워 먹는 것인데 신선하고 건강한 사하라의 맛이었다.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베르베르 원주민.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베르베르 원주민.

    오늘 밤은 모래사막 위의 캠핑장에서 보내기로 했다. 낙타를 타고 줄지어 1시간가량 모래 위를 이동했다.

    모로코의 낙타는 단봉 낙타로 봉에 양탄자를 얹고 사람이 탔다. 낙타의 순박한 눈망울을 보면 그 위에 올라타는 마음이 너무 미안해진다. 40분 정도 지나서부터는 낙타 등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앉아있느라 사타구니가 아파 왔다.

    타고 있는 나보다 인간을 태우는 낙타가 훨씬 더 힘들겠지. 낙타는 사막에서 늘 사람 곁에 있지만, 매우 귀하고 소중한 친구이다.

    일몰 즈음 캠핑장에 도착했다. 온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일출과 같이 빨갛고 빠르게 떨어지는 석양을 보며 능선 위에서 쉬었다. 하루의 피로감과 지금까지의 걱정들 모두 내려놓을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호텔 측에서 짐은 캠핑장으로 실어다 주어 편리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간단한 천막에 촛불을 켜놓고 화장실도 없는 캠프장이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럭셔리 텐트를 꾸려 샤워실도 갖춰 호텔처럼 편안한 방을 만들어 놓았다.

    베르베르인들은 모로코의 가장 전통음식인 꾸스꾸스 요리를 저녁으로 내주셨다. 북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세몰리나 위에 채소, 고기를 얹어 쪄서 먹는 음식이다.

    이슬람의 휴일인 금요일은 가족과 혹은 친구와 함께 식사하는 날이다. 귀한 식사를 마치고 캠핑장에 묵으러 온 관광객들과 다 함께 캠프파이어를 즐겼다. 전통의상을 입은 베르베르인들이 노래와 춤을 추며 사막 위에서 밤을 한층 더 뜨겁게 달구어 주었다.

    30분 정도 흥겨운 노래와 춤을 즐긴 후 불빛을 모두 끈다. 하늘 위를 올려다보니 별들이 무수히 많이 떠있었다. 캠핑장에서 5m 정도 떨어져 더 어두운 곳으로 가니 더욱더 반짝이고 있었다.

    별들을 놓칠 수 없어 텐트 안 침대를 포기하고 모래 위에 양탄자를 깔고 누웠다. 담요를 들고 모래 위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적막하고 고요한 밤 속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 음악을 들으며 스르르 잠이 들었다.

    사하라의 태양은 뜨겁게 뜬다.
    사하라의 태양은 뜨겁게 뜬다.
    사막 모래 위 캠핑장에서 맞는 사하라의 아침.
    사막 모래 위 캠핑장에서 맞는 사하라의 아침.

    황홀경에 빠져 잠들었다 눈을 뜨니 새벽 5시였다. 어쩌다보니 사막 위에서 노숙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오래 잘 생각이 없었는데 너무 추워 따뜻한 물로 씻고 일출을 보러 다시 모래 능선 위로 올라갔다.

    일출을 보러 일찍 나온 여러 사람들과 빠르게 아침을 알리는 해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2020년도 사하라의 태양은 뜨겁게 떠오른다.

    메인이미지

    △ 조은혜

    △ 1994년 마산 출생

    △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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