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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불공정이 정당화되는 사회-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20-02-16 20: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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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기생충’이 난리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 시작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에 주어지는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휩쓸었다. K-POP이 세계 젊은이들에게 음악으로 한국을 알렸다면, 영화 ‘기생충’은 K-영상으로 한국의 문화수준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데는 미국이나 유럽이나 내용의 공감 때문이다. 영화 속 사회에 던지는 불공정한 메시지가 동서를 막론하고 같은 모양이다.

    ▼기생충이라는 영화 속 내용을 두고 견강부회하는 말이 많다. 산업세대인지, 여기서 돈을 우려먹는 집단인지는 각자 알아서 판단하면 된다. 문제는 사회가 영화 속처럼 공정·공평하지 않다는 데 있다. 자본주의 속성상 빈부야 어떻겠냐만 대학입학, 군 생활 등 같아야 할 출발점이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말부터 조국의 자녀문제로 공평하지 않음에 국민이 분개해 왔고, 최근에는 법무부장관의 아들 군 문제로 소란의 중심에 놓였다. 부모의 찬스가 끼였다는 것이다.

    ▼휴가 나왔다가 들어가지 않고 또다시 연장휴가를 받은 뒤 사건이 무마됐다는 것은 일반인이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지난 2017년 당시 추미애 법무장관은 당 대표를 맡고 있어 군부대에 외압을 넣어 탈영에 가까운 사건을 무마시켰다는 게 요지로 고발당했다. 사건의 진실은 향후 밝혀지겠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부모의 위치에 따라 공정치 않은 세상의 이치를 일깨워주는 것 같다. 불공정이 정당화되고, 뻔뻔함이 당연시되며, 거짓이 참처럼 돼 가면 사회는 정말 큰일이다.

    ▼형평성(衡平性)이라는 말은 저울이 평평하다는 의미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균형 잡힌 것을 말한다. 모든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누리고 평등한 대우를 받아가며 살아가야 한다는 형평운동의 이념은 아니더라도, 반칙이 아무렇지 않은 사회는 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배고픔은 참아도 배 아픔은 못 참는다’는 말이 있다. 사촌이 땅을 사서 배 아픔이 아니라, 자식들한테 공정하지 않은 사회를 물려주며 당연시돼 간다는 사실이 배 아프게 한다.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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