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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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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무심코 지나친 두통, 무섭게 다가온 고통

방사선·화학적 발암물질·흡연·면역결핍 등 원인
두통·구토·기억력 저하·감각 이상·시력 쇠퇴 등 증상
의심증상 땐 CT·MRI 등 정밀검사 반드시 받아야

  • 기사입력 : 2020-02-16 21: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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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 중반인 이모씨는 몇 개월 전부터 쉽게 피로감을 느꼈다. 심지어 최근에는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으며,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처음에는 단순한 노화현상일 거라 생각했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걱정이 커진 이씨는 인근 대학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뇌하수체에 3㎝ 정도 크기의 종양이 발견됐으며, 의사는 뇌종양 판정을 했다.


    우리 몸의 장기 중 다섯 손가락에 들어갈 정도로 중요한 장기인 뇌는 감각, 기억, 판단, 감정, 사고 등의 역할을 한다. 성인의 경우 뇌의 무게는 약 1.4㎏이며, 우리 몸에서 소비하는 전체 열량 중 20%가 뇌 활동에 쓰이고 있다. 뇌는 안쪽에서부터 척수액, 뇌척수막, 두개골, 피부로 감싸져 보호되는 중요한 기관이다.

    뇌종양은 앞서 말한 두개골 안에서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먼저 발생 부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뇌 조직이나 뇌막 등에서 직접 발생하면 원발성 뇌종양, 신체의 다른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뇌로 전이된 경우는 전이성 뇌종양이라 한다. 또 종양의 심각성에 따라 악성 뇌종양(뇌전이암, 악성 신경교종)과 양성 뇌종양(뇌수막종, 뇌하수체종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뇌종양이 자라나는 양상에 따라 정상 뇌를 압박하면서 자라는 축외성 뇌종양과 정상 뇌를 파괴하면서 침습성으로 자라는 축내성 뇌종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뇌종양의 발병 원인은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방사선, 화학적 발암물질 노출, 감염, 흡연, 면역결핍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종양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기 힘들며, 종종 아무 증상 없이 발견되기도 한다. 따라서 뇌종양 의심 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증상이 발생했을 때 CT, MRI 등과 같은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뇌종양의 증상에는 두통, 구토, 기억력 저하, 감각 이상, 시력 및 청력 쇠퇴 등이 있다. 통증은 우리 몸에 이상이 있음을 나타내는 가장 큰 신호 중 하나인 만큼, 평소에 두통을 많이 느낀다면 뇌종양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있으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 상담과 정밀진단을 시행해야 한다.

    뇌종양 치료법은 크게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등이 있다. 대부분의 양성 뇌종양은 수술적 치료를 통해 완치할 수 있지만, 악성 뇌종양일 경우엔 수술적 치료와 함께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가장 확실한 뇌종양 치료법

    뇌종양 치료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술이다. 대표적으로 두개골을 연 뒤 뇌막을 개방해 뇌에 종양이 발생한 부분을 제거하는 뇌종양 제거술이 있다. 뇌는 신체 부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장기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뇌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수술함으로써 뇌 기능을 보존하고 합병증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병변 부위에 접근하기 위해 수술하는 동안 정상적인 뇌 조직을 어쩔 수 없이 절개하거나 손상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종양이 뇌 속 깊은 곳이나 뇌의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인접해 있는 경우 수술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수술 후에도 신경학적인 후유증이 생기기 쉽다.

    최근에는 의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새로운 수술 기법을 개발함에 따라 정상적인 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뇌종양을 치료할 수 있다. 뇌 내부 종양의 위치와 절제범위를 정확하게 안내해 치료하는 내비게이션 뇌수술, 머리를 열지 않고 코에 내시경을 넣어 수술하는 내시경 수술, 신경교종과 같이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뇌종양에 형광물질을 발산하는 약제를 수술 전에 미리 복용해 뇌종양과 정상 뇌 조직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수술하는 형광유도 수술 등을 통해 수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이다. 뇌종양 수술은 기본적으로 수술용 광학현미경을 활용해 미세절제를 하는데, 수술 기법과 함께 현미경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술 시간과 수술로 인한 후유증도 많이 줄어들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김영준 교수가 뇌종양 수술을 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김영준 교수가 뇌종양 수술을 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수술 힘든 경우, 항암과 방사선 치료 시행

    수술 다음으로 효과가 있는 치료법은 항암과 방사선 치료이다. 뇌종양이 뇌 깊숙한 곳에 있거나 생명 유지와 같은 중요한 기능을 하는 부위에 있으면 수술을 통한 완전 절제는 힘들어진다. 이런 경우 미세 침습 방법을 이용해 조직검사를 시행해 얻은 세포를 토대로 진단을 내리고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한다.

    수술적 절제만으로 완치가 어려운 대표적인 뇌종양은 신경교종이다. 환자마다 뇌종양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가 다르지만, 과거에는 이러한 원인을 알지 못해 같은 항암제로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치료 효과가 환자마다 천차만별이었으며, 생존 기간 또한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자 유전학적인 연구를 통해 환자별로 유전자 변이를 규명함으로써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제는 같은 신경교종 환자라도 환자마다 뇌종양을 유발한 특정 유전자 변이를 포착해 각 환자에게 적합한 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방사선 치료에 잘 반응하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 일차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수술과 항암치료의 발전과 함께 최근 방사선 치료기법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세기 조절 방사선 장치, 토모방사선치료 장치 등을 활용해 방사선의 분포를 좀 더 뇌종양 부분에만 집중시켜 정상 뇌의 손상을 극소화함으로써 치료 효과는 높이고 합병증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김영준 교수는 “뇌종양은 과거와 달리 최근 첨단 의료기법의 발달로 안전하고 정확하게 뇌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며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 등 보조적인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삶을 연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김영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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