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0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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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변화로 무너지는 계절의 경계- 김종석(기상청장)

  • 기사입력 : 2020-02-19 20: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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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곳곳이 혹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두바이 공항이 침수되었고, 이집트에서는 112년 만에 눈이 내렸다. 산불로 잿더미가 된 호주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골프공만 한 우박이 내리는 등 이상기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겨울 우리나라 날씨도 강도만 다를 뿐 예외는 아니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의 1년 중 가장 추운 달은 1월이다. 그러나 올해 1월 전국 평균기온은 2.8℃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평균 최고기온도 7.7℃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1월 기온을 기록하면서 기상역사를 새로 썼다.

    우리나라는 겨울에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기적인 추위가 찾아온다. 그러나 삼한사온은 점차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어느 해는 한기가 계속 유입되어 강한 추위가 오랫동안 지속하는 해도 있었으며, 또는 올해와 같이 기온이 평년값을 웃도는 고온현상이 나타나는 극한 기상현상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자, 눈이나 얼음과 관련된 겨울 축제를 개최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처럼 예상하지 못한 극단적인 기상현상은 봄이 되면 꽃과 관련된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으로 이어질 것이다. 전통적인 봄꽃이었던 개나리는 계절을 모르고 사시사철 피어있기도 하고, 매화, 벚꽃 등의 개화 시기도 점차 예측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계절의 빠르고 늦음, 지역적인 차이 등을 합리적으로 관측하여 분석함으로써 기후변화의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계절관측’을 수행하고 있다. 계절관측은 크게 기후계절, 생물계절, 생활계절관측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기후계절관측’은 눈, 서리, 얼음, 관설 및 강하천의 결빙과 해빙을 관측하는 것으로 계절관측 중 가장 객관적인 자료라고 볼 수 있다. ‘생물계절관측’은 그 계절을 대표하는 여러 가지 동물과 식물을 관측하는 것으로 식물의 발아, 개화, 단풍 등과 동물의 출현, 울음소리 등을 관측한다. 최근에는 꽃의 개화에 영향을 주는 기온, 강수량, 일사량 등의 변화로 꽃과 나무들의 개화 시기도 변화무쌍해지고 있다. ‘생활계절관측’은 1년을 주기로 해서 반복되는 인간의 일상생활의 변화를 말하며, 유명 산의 단풍 시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매일 관측하는 기온과 같은 기상요소뿐만 아니라, 이러한 계절관측 자료도 농업이나 임업, 교통, 레저 분야 등 일반 산업 활동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계절의 시작과 그 끝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과거 기온자료를 토대로 기상학적 계절의 길이를 분석해보면 겨울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계절관측 요소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관측대상이 주로 겨울과 봄에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계절관측은 겨울과 봄의 길이를 나타내는 지표이자 전반적인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자료로도 이용된다.

    날씨와 기후만큼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이 있을까? 날씨와 기후는 우리 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의식주를 결정하기도 하고, 산업, 경제, 레저 활동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한반도의 계절관측을 통해 올해 계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기후는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종석(기상청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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