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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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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회사에 입주하는 예술가들- 임현숙(창녕 갤러리DM 관장)

  • 기사입력 : 2020-02-19 20: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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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세계의 유명 회사에서 예술가들을 업무 현장에 입주시키고 있다. 예전의 ‘기업과 예술가의 만남’이 일반적인 문화행사 후원이었다면 요즘 기업들은 예술가의 창작 환경은 기본이고 관련 인사들과의 교류, 지역사회와 연계 활동까지 지원한다. 바로 예술가의 창작기반을 마련해 주는 입주작가 프로그램이다. 작가의 예술적 능력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작가는 기업의 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수 있다.

    국내에는 약 200여개의 입주작가 프로그램이 있고, 삼성, 두산, 금호 등의 대기업들은 자체의 문화재단을 통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아오모리 현대미술센터는 아예 프로그램의 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대부분 미술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운영되므로 그 지역의 도시재생사업에 효과적인 답으로 입주작가 프로그램이 제시되기도 한다.애플, 페이스북 등 IT기업의 예술인 후원도 입주작가 프로그램 형식이다.

    스티브 잡스는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몇 가지의 색면으로 나타낸 추상표현주의 마크 로스코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새롭고, 단순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추구했다. 마크 로스코는 환상을 없애고 진실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평면작업에 몰입했던 작가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는 ‘스튜디오 999’, 오토캐드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오토데스크는 ‘피어 9’를 운영하고, 어도비 회사의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레지던시’, 욕실제품 제조회사 클러의 ‘아츠/인더스트리 레지던시’ 등이 운영되고 있다. 회사는 직원들의 아이디어 도출을 도모하고, 입주작가는 회사로부터 창작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아 직원들 틈에서 창작활동을 한다.

    페이스북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담당자인 드류 베넷은 ‘작가의 작품들이 회사의 근무환경을 예술적으로 풍부하게 하고 직원들이 업무에 긍정적인 효과와 구체적이고 산술적인 성과를 낸다.

    예술가들이 어떻게 창의성을 발휘하는지 지켜보면서 일에 대해 다르게 접근하는 법을 배우고 직원들은 자극을 받는다’고 한다.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특색이 있다면 다양한 입주작가 프로그램으로 주변환경을 변화시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현숙(창녕 갤러리DM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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