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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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급식소 중단…밥 굶는 노인들

시·군 등록 식당은 대체식 지급
도내 경로식당 147곳 대부분 중단
52곳은 도시락·간편식 제공 확인

  • 기사입력 : 2020-02-24 21: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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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경남 전역으로 확산하며 노인 무료 급식이 일제 중단되고 경로당이나 노인복지시설 등이 휴관하거나 요양 서비스도 위축되는 등 취약 노인들에 대한 생활 지원이 비상이 걸렸다.

    경남도는 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시·군은 감염증에 취약한 노인 등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중단을 권하고 그 외 시군은 이용 자제를 조치했다고 밝혔다. 도는 또 도내에 운영을 중단한 무료 경로식당이 늘고 있어 자원봉사를 통한 도시락 등 대체 식사를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경남에선 지난 주말 사이 창원과 김해, 양산 등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에선 방역체계 강화를 위해 노인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해 당장 임시휴업에 들어갔으며,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의령군과 함안군 등 지역도 대비를 위해 조처를 하고 있다.

    24일 창원의 한 무료급식소 입구에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무료 급식을 일시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승권 기자/
    24일 창원의 한 무료급식소 입구에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무료 급식을 일시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승권 기자/

    ◇어르신 식사 비상= 이날 찾은 마산회원구 합성동 마산역 인근 노인 무료 급식소는 모두 운영이 중단됐다.

    사단법인 전국자원봉사연맹 산하의 전국천사무료급식소 경남마산지소는 벌써 이달 초 무료급식을 중단했고, 이웃사랑나눔회에서 운영하는 마산역무료급식소는 지난 22일부터 급식을 중단했다. 또 가톨릭여성회관 1층 한마음의집이 이날부터 무료급식 중단에 들어갔다.

    이 세 곳에선 무료급식 운영 날을 기준 하루 노인들이 1000명 넘게 찾았다. 도내 전역에서 복지회관이나 경로당 등을 포함해 각 시·군에 등록해 무료급식을 하는 경로식당은 모두 147곳으로 파악된다. 이곳들로 하루 식사하는 노인 수는 평균 1만1426명에 이른다.

    도는 이에 경로식당 이용 노인 중 무료급식을 중단할 경우 굶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 노인 등을 ‘결식우려노인’으로 추려 각 운영주체에서 책임지고 대체식사를 제공토록 했다.

    도는 이날 오후 기준 145곳이 운영을 중단했고, 이 가운데 52곳이 대체식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했다. 경로식당 지원예산은 노인 한 끼당 2500원이며 이를 전후로 도시락이나 간편식 등으로 대체됐다. 도는 현재로썬 대체식이 전체 얼마나 지급됐는지, 또 대체식을 지급받지 못 한 노인 등이 얼마나 되는지 현황은 파악을 못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산종합사회복지회관은 기존 120~150명 정도 무료급식을 이용했지만 이날 결식우려노인 15명에 대해 직원들이 나서 대체식품을 배달했다. 이처럼 예산을 지원받는 곳의 경우 개별 상황에 따라 무료급식을 중단해도 대처가 가능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예산을 지원받지 않고 민간에서 운영하다 중단한 무료급식소들이다. 이날 마산역무료급식소를 찾은 최모(64)씨는 “마산역 일대 무료급식소를 찾는 노인 중 30% 정도가 노숙자다. 대부분 연락처나 주거지도 없고 제도권 밖에 있는 사람들이라 어디서 도시락을 받을 수도 없다”며 “지금 다들 주변에 무료급식소 모두 문을 닫아 굶고 있었는데, 각자 어디가서 밥은 얻어 먹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요양 서비스도 위축= 거동이 불편한 노인 돌봄도 비상이 걸렸다. 도내 대부분 요양병원 등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2월부터 면회객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주간보호나 방문요양 등 노인 돌봄 서비스 이용이 대폭 축소되고 있다.

    창원의 한 방문요양센터의 경우 요양보호사 26명이 지역 어르신 30명 정도를 돌보고 있고, 다른 방문요양센터는 요양보호사 20명에 어르신 40명 정도를 돌보고 있다. 이 두 센터는 모두 서비스 이용 가족들에 이용 자제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요양보호사 1명당 맡는 노인 수를 최대한 줄이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또 도내 한 요양원에선 입원환자 외 낮 시간대만 18명에 대해 주간보호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최근 그 보호자들에 서비스 자제를 요청했으며, 불가피한 경우만 인정해 현재 5~6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요양원에선 주간보호 이용자에 대해선 직접 태우러 다니며 외부인과 만남을 자제시키고, 병원 안에서는 입원 이용자들 간 장소를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도내 요양업계에선 지난 24일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사회복지사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통째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더욱 긴장하고 있다.

    한 요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공포로 노인요양 자체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직원들에 외부모임을 자제하고 전통시장에도 가지 말라고 하는 등 오직 출·퇴근만 하라고 조치 중이다”며 “시설 안에 머무는 노인들은 괜찮은데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직원들이 외부에서 가족 등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할까 봐 우려되는 것이다. 종사자들 모두 노인들이 특히 감염증에 취약해서 자나 깨나 걱정이다”고 했다.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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