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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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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갈 사람 다 보내놓고 코호트 격리?

[초점] 한마음창원병원 폐쇄 질본 방침 문제 없었나
‘선제적 코호트 격리’ 취지 결정에도
무증상자 자율 출입 후 폐쇄 조치

  • 기사입력 : 2020-02-27 21: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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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진 등 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한마음창원병원의 뒤늦은 코호트 격리 과정에서 환자와 보호자에 안내가 명확하지 않아 지역감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한마음창원병원은 오전부터 병원을 길게는 2주간 폐쇄한다며 이날 오전부터 환자와 보호자를 내보냈다. 폐쇄 기간 동안 병원 내부에 남을 보호자들의 일부 입장도 허용했다.

    이날 오후에는 질병관리본부와 경남도 역학조사관 등의 권고로 ‘코호트 격리’ 조치가 시행됐다. 코호트 격리는 병동 전체를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동일 집단(코호트)로 묶어 전원 격리해 감염병 확산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코호트 격리 시는 교대근무를 위한 의료진 출입 등도 아예 불가하다.

    27일 이틀째 코호트 격리 중인 한마음창원병원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김승권기자/
    27일 이틀째 코호트 격리 중인 한마음창원병원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김승권기자/

    그러나 한마음창원병원의 경우 확산 저지를 위한 코호트 격리 조치가 병원 내외부로 사람이 오간 이후 결정됐으며, 격리 과정에서 당일 퇴원한 환자와 보호자에 대해 적절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지역 감염을 걱정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여부와 발열 체크를 한 뒤 사람들에 자가격리를 당부했을 뿐, 보건당국이 발표한 것처럼 추후 코로나19 전수 검사와 생활수칙 등이 안내되지 못하면서다.

    27일 한마음창원병원에서 퇴원한 A(49·김해시) 씨는 “증상이 없는 환자와 보호자는 나가도 된다고 해서 퇴원을 결정했고, 자가격리를 당부하긴 했으나 추후 전수 검사 등이 이뤄진다는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병원이 25일 재개원해 출입이 자유로웠던 적도 있고, 추가로 확진자가 생겼는데 이렇게 나가도 괜찮을까 걱정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병원을 빠져나온 이들 가운데는 택시를 타고 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경남도가 밝힌 한마음창원병원의 코호트 격리 취지와도 배치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26일 코호트 조치와 관련해 “보통 병원 내 확진자를 격리시키고 방역을 진행한 후 하루 이틀 지난 후 개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확진자가 추가됐으며, 추가 확진자의 동선이 확인되지 않아 전파 우려가 있으므로 접점을 찾아내기 위해 선제적으로 코호트 격리가 필요하다는 도 역학조사관의 판단에 의한 것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는 병원 전체가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이후에도 출근해 중증환자를 6시간 돌본 코로나19 추가 확진자의 동선이 27일 공개됨에 따라 관리되지 않은 코호트 격리의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도 한마음창원병원과 같은 코호트 격리가 일반적이진 않다며 병원 밖 환자들의 동선이 잡히지 않거나 더 나아가서는 다른 병원으로의 전파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주지 않을까봐 한마음병원에 내원했던 환자들이 병원에 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며 “지금은 확진자가 자가격리자 중에서 나왔지만, 일반 환자가 확진자가 될 경우 문제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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