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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조용한 가족 그리고 대화가 필요해- 홍성호(경남도 건강가정지원센터장)

  • 기사입력 : 2020-03-01 2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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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한 가족’ 하면 기성세대에게는 오래전 영화 제목이, ‘대화가 필요해’는 개그콘서트의 코너로 기억할 것이다. 영화는 서로에게 무관심한 가족에게 벌어지는 코믹잔혹극, 개그는 가부장적인 가장의 대화가 없는 가정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오래전 영화와 개그코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올해 1월 대구여성가족재단의 ‘대구지역 신중년 부부의 결혼생활 실태조사’의 결과를 생각하며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실태조사의 ‘신중년’은 만 50세 이상 65세 미만의 여성과 남성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 신중년 부부의 55.3%가 하루 대화 시간이 30분 미만이며 부부 10쌍 중 4쌍이 각방을 쓰거나 같은 방을 써도 잠을 따로 자고 있다고 하며 특히 신중년 여성 38%, 남성 20%는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한다고 한다.

    이번 조사와 같이 부부의 대화 부재와 교류의 단절은 급증하는 중년부부와 황혼부부의 이혼과도 무관하지 않으리라 본다. 예전 인구보건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3쌍 중 1쌍은 하루 30분도 대화를 안 한다고 하니 우리나라 부부들의 대화와 소통의 부재 문제는 중년 부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가족의 소통 중 대화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앞선 신중년 부부에 대한 조사에서 결혼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1위는 배려하고 이해하는 성격이라고 할 정도로 가족 내의 대화의 양과 질은 부부간의 서로에 대한 만족도와도 높은 관계가 있는 것은 자명하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를 위해 시간의 빈곤을 안고 사는 삶 속에서 소중한 부부간의 대화의 시간은 줄어들고 갈수록 우리네 가족의 모습은 더욱더 조용한 가족이 되어간다. 대화는 관심이자 사랑이다. 조용한 가족일수록 대화가 필요하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기만 해서도 안 되며, 가족을 위한 시간은 모든 일에 우선이 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일상에 지친 배우자에게 필요한 것은 진심 어린 관심과 지지일 것이다.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돌아온 배우자나 집안 일로 힘들어하는 배우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홍성호(경남도 건강가정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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