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늘어난 노년층, 보수 힘 될까… 첫 선거 18세, 진보 뒷심 될까

[창간 74주년 특집] 고령화·인구감소가 총선에 미칠 영향

  • 기사입력 : 2020-03-01 21:57:09
  •   
  • 경남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심화는 오는 4월 15일 실시될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역대 선거에서 보수정당의 강세가 이어진 경남지역 인구 연령층별 표심에 도내 정치권의 촉각이 집중돼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과 지난 2016년 12월 말 기준 통계청에 등록된 도내 주민등록 인구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시·군의 연령별 인구구조를 비교분석했다.

    2020년 1월 현재 경남의 전체 인구는 4년 전보다 약간 늘었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인구가 11만명 이상 늘어난 사이 20~40대는 8만명 가까이 줄었다. 18개 시·군에서 60세 인구는 증가한 반면 20~40대는 양산을 제외한 시·군에서 감소했다.

    다만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이 만 18세로 하향되면서 4만명가량의 유권자가 새로 생기게 됐다. 8만명에 이르는 도내 18~19세 인구의 표심은 이번 총선에서 20~40대와 60세 이상 인구수가 비슷하거나 여야 표대결이 막상막하인 선거구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내 시·군 60세 이상 늘고 20~40대는 줄고

    최근 10년간 경남의 인구수와 선거인수는 미미하게 증가했다. 인구는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325만6985명→2012년 4월 제19대 총선 330만6987→2014년 6월 제6회 지선 334만1087명→2016년 4월 제20대 총선 338만1142명→2018년 6월 제7회 지선 339만7673명이었다.

    선거인수는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250만6393명→2012년 4월 제19대 총선 258만5353명→2014년 6월 제6회 지선 265만8347명→2016년 4월 제20대 총선 271만9668명→2018년 6월 제7회 지선 276만5485명으로 증가폭(10.3%)이 인구수 증가폭(4.3%)보다 컸다.

    2020년 1월 기준 경남 전체 인구수는 336만1344명으로, 2016년 12월 337만3871명과 비교하면 1만2527명 감소했는데 연령별로 증감 추이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같은 기간 도내 18개 시·군 20~40대(20세부터 49세까지) 인구는 143만8470명에서 135만1238명으로 8만7232명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60세부터 100세까지) 인구는 69만760명에서 80만7960명이 돼 11만7200명 증가했다.

    연령별 인구 증감을 다시 지역으로 세분하면 도내 18개 시·군 전체에서 60세 이상 노년층 인구수는 늘어난 반면 20~40대 청·장년층 인구수는 양산에서만 9014명 늘었을 뿐 나머지 시·군에서는 많게는 1만3000명 이상, 적게는 460여명 줄었다.

    ◇인구 고령화가 표심의 고령화 부를까

    나이별로 정치 성향을 가를 수는 없지만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 20~40대는 진보적 성향을, 60세 이상은 보수적 성향을 나타내는 점을 볼 때 지난 2016년에 비해 보수표는 12만표 증가, 진보표는 9만표 감소했다고 단순 해석할 수 있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2월 17~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관위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18~29세 35.9%, 30대 46.9%, 40대 52.7%, 50대 39.6%, 60세 이상 31.7%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면 18~29세 30.4%, 30대 33.3%, 40대 25.1%, 50대 35.2%, 60세 이상 41.1%가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성향을 볼 때 60세 이상 유권자수 증가폭과 20~40대 유권자수 감소폭의 차이가 1만명 이상인 곳에서는 노년층 표심이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6년 12월과 2020년 1월을 기준으로 20~40대의 감소와 60세 이상의 증가를 더한 수가 2만명 이상인 곳이 도내에는 김해, 거제, 창원 마산회원 등 3군데다.

    김해는 20~40대가 5553명 줄고 60세 이상은 1만7984명 늘어 청·장년층 감소폭과 노년층 증가폭을 더해 2만3537명이다. 조선업 불황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거제는 20~40대가 1만7772명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은 7715명 증가했고 그 간극은 2만487명이다. 마산회원은 줄어든 20~40대 인구는 1만3850명, 늘어난 60세 이상 인구는 6322명으로 더하고 뺀 결과가 2만172명이다. 이 밖에도 창원성산이 1만9289명, 진주 1만6453명, 창원의창 1만4060명, 마산합포 1만3804명, 통영 1만2184명 등이다.


    ◇도내 만 18세 유권자 4만명 표심 영향력은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2020년 1월 기준 3만7046명의 만 18세 도민도 이번 4·15 총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번 총선의 선거권자는 2002년 4월 16일 이전 출생자이기 때문에 투표일까지 만 18세 유권자수는 더 늘어나 4만명가량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내 시·군 중 만 18세 유권자수가 가장 많은 곳은 7000명가량의 김해이고, 진주 4000여명, 양산 3700여명, 거제 3000여명, 창원성산 2900여명, 창원의창 2800여명 등이다. 도내 만 19세 유권자는 지난 2016년 4만4235명에서 2020년 1월 4만1276명으로 3000명가량 줄었다.

    만 18세 유권자를 비롯한 젊은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지가 관건이다. 경남도선관위는 다음 달 13일부터 도내 전 고등학교를 방문, 만 18세 유권자 대상 선거교육을 할 예정이다.

    ◇연령별 인구변화 어느 쪽에 유리할까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면서 보수정당 소속의 현역의원을 둔 진주갑·을, 사천·남해·하동, 밀양·의령·함안·창녕(현역 의원 없음), 산청·함양·거창·합천 등 선거구에서는 연령별 인구수 증감이 큰 영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역대 선거에서 연속해 보수정당 후보를 당선시킨 지역색에 변화를 줄 만한 이슈가 없고, 만 18세 유권자 수도 투표 결과에 파괴력을 미칠만큼 많지 않다.

    김해지역의 경우 노령층 및 청·장년층 인구 증감 요인보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와 묘역이 있다는 지역적 상징성이 더 크다. 20대 총선과 2019년 보선에서 모두 민주당 소속 후보가 2만~4만표의 큰 차로 당선된 바 있다.

    인구 증감 추이보다는 지역색과 상징적 의미, 인물경쟁력 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눈여겨볼 만한 곳도 있다.

    인구 고령화는 심화됐지만 ‘진보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이 있는 창원성산은 3000명 가까운 만 18세 유권자의 표심 향방이 주목된다. 앞서 2019년 보선에서 민주당과 단일화했던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에 504표차 신승을 거둔 뒤인데다 노동계 인사인 이흥석 전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성산 출마를 선언하면서 표 계산이 복잡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 18세 유권자 표심이 중요해진 것은 마산회원도 마찬가지다. 4년 전에 비해 60세 이상은 6322명이 늘고 20~40대는 그 2배인 1만3850명이 줄었다. 다만 늘 보수색이 강했던 이 지역에서 20대 총선에서 한국당 윤한홍 후보와 민주당 하귀남 후보의 득표 차이가 4147표에 불과했는데 이번에 새로 투표권을 얻은 만 18세 인구가 1월 기준 2191명이고 18세와 19세를 더하면 4576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선전한 변광용 민주당 후보가 여세를 몰아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된 바람을 연이어 일으킬지, 아니면 경제 악재와 연령별 인구 증감 추이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선 총선에서 새누리당 김한표 후보와 민주당 변광용 후보의 표차는 730표였다.

    4년 전과 현재를 비교한 거제의 20~40대 인구 감소폭은 타 시·군에 비해 크지만 여전히 젊은층 인구수가 많은 편이고 만 18세 인구도 도내 4번째로 많다.

    이번 총선에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양산은 도내 18개 시·군 유일하게 20~40대 인구수가 4년 전에 비해 9014명 증가했다. 올 1월 20~40대 인구수는 15만3743명으로 도내에서는 김해 다음으로 젊은층이 많다. 60세 이상은 1만6072명이 늘어 현재 6만8907명을 기록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양산갑은 새누리당 윤영석 후보(3만1132표·46.42%)가 민주당 송인배 후보(2만7916표·41.62%)를 3216표 차로, 을은 민주당 서형수 후보(2만6829표·40.33%)가 새누리당 이장권 후보(2만5567표·38.43%)를 1262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된 바 있다. 양산지역 만 18세 인구수는 1월 현재 3708명이다.

    특히 양산을에 예비후보 등록한 미래통합당 홍준표 전 당 대표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지역 학부모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도내 지역 연령별 인구분포는 총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권자의 연령층이 고령화돼 왔고 앞으로도 계속 고령화될텐데, 나이가 들수록 보수로 회귀하는 성향을 고려할 때 경남지역의 보수성향은 더욱 고착화될 수 있고 이는 보수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진 기자 likesky7@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김희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