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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착한 임대인- 이준희(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20-03-03 20: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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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내서 월세 내야 할 판인데…,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깊은 시름에 빠지자 이들을 돕기 위해 상가 소유주들이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 바람이 일고 있다. 소유주들은 3~4월 두 달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전액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실의에 빠진 세입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가훈으로 널리 알려진 ‘경주 최 부잣집’은 나눔으로 백성들에게 칭송을 받은 가문이다. ‘부자도 삼 대를 잇기 힘들다’는 옛말이 있지만 경주 최 부잣집은 12대에 걸쳐 약 300년 동안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으며,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은 물론 1950년에는 전 재산을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에 기증함으로써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명문가이다. 최 부잣집 정신의 중심에는 바로 나눔의 실천이 자리 잡고 있다.

    ▼최 부잣집의 육훈(六訓)과 육연(六然)은 가문의 정신적 구심점으로 작용했다. 이 중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가훈은 흉년이 들어 한 해에 수천 명씩 굶어 죽는 백성이 생기면 최 부자는 다른 지주가 받던 소작료보다 훨씬 적은 소작료만을 내게 했고 그마저도 흉년이 닥치면 소작료를 다시 낮추는 등 소작인들의 형편을 살폈다고 한다.

    ▼민간에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일자 정부도 임대료 감면의 절반을 착한 임대인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임대료를 인하하는 임대인에 대해서는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법인세에서 감면하겠다고 한다. 나라가 어려울 때 ‘십시일반’ 정신으로 국가의 위기를 넘기려 했던 국채보상운동이나 IMF 외환위기 당시 대한민국의 부채를 갚기 위해 국민들이 금을 자발적으로 내놓은 금 모으기 운동처럼 국난마다 분연히 일어선 국민의 민족정신이 나눔 정신으로 다시금 되살아나는 것 같아 가슴이 따뜻해진다.

    이준희(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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