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영 멸치잡이선 불법 개조 엄단해야
- 기사입력 : 2020-03-04 20: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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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지역에서 멸치잡이 배들이 예사로 불법개조를 일삼고 있어 사고에 따른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멸치잡이 선주들은 지난해 통영선적 배들이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실종된 사실을 까맣게 잊었거나 불법행위 불감증에 걸린 게 아닌지 의문스럽다. 작년 11월 19일 제주도 해상에서 대성호(29t)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데 이어 일주일 후인 25일에도 같은 해상에서 707창진호(24t)가 전복돼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이외에도 작년 1월 11일 통영 욕지도 해상에서 낚시어선이 전복돼 5명이 사망·실종되는 등 크고 작은 선박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어 불법개조로 언제 대형참사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통영지역 멸치잡이 배 선주들의 안전불감증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멸치잡이 업계가 어획량을 높이기 위해 어선을 불법 개조·증축하는 것이다. 개조·증축을 거치면 허가받은 배보다 무려 30~40% 더 크게 된다고 한다. 이 정도면 늘 위험을 안고 조업해야 한다. 따라서 5척으로 선단을 이루는 멸치잡이의 본선 엔진은 350마력을 넘으면 안 되는데 최대 750~800마력까지 출력할 수 있는 일본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안전은 뒷전이고 어획량에만 몰두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멸치잡이 배들의 불법 개조가 성행해 동종업계 관계자들 간에 바다의 조업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서로에 대한 배려는커녕 당국에 투서를 넣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통영에 있는 ‘멸치권현망협동조합’은 국내 유일의 멸치잡이 업종별 수협이며, 현대인에게 고칼슘 천연 건강식품인 어획멸치의 40%정도를 위판하고 있다. 중요하고 전통 있는 조합이다. 그러나 이 조합 소속 50여개의 선단 중 25% 정도가 불법 개조를 했고, 일본산 큰 마력의 엔진을 장착한 배들은 6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상당수가 불법선박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같은 불법개조로 선박의 복원력을 약화시켜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 있다. 통영시와 통영해경은 인명 피해 예방을 위해 모든 불법 사실을 찾아내 관계자들을 엄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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