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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무소속- 김희진(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03-10 20: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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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2015년 경선 참여를 위해 입당하기 전까지 25년간 무소속으로 활동했다. 공고한 거대 양당 체제 속에서도 샌더스가 무소속을 유지한 것은 기업 등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지원받는 정당 소속으로는 노동자와 중산층을 대변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선거에서 무소속의 현실적 한계에 부딪친 그는 2015년 민주당에 입당했고 경선 탈락 후 탈당해 2016~2019년 무소속을 유지하다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다시 입당했다.

    ▼무소속이란 말 그대로 아무 데도 속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정치에서는 어떤 정당 소속도 아닌 정치인을 말한다.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오늘날 우리나라 국회는 거대양당과 군소정당, 소수 무소속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정당정치가 자리 잡기 전 1948년 제헌국회는 198명의 의원 중 85명이 무소속으로 원내 제1당 대한독립촉성국민회(55명)보다 많았다. 제2대 국회도 210명 중 126명이 무소속이었다.

    ▼샌더스처럼 정치인은 선거나 의정활동을 할 때 부딪치는 무소속의 한계 때문에 당적을 가지려 한다. 정당의 자금과 조직력은 정치활동에 든든한 배경이자 때론 ‘당선’으로 가는 특급열차 탑승권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철이면 유독 정치인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반복된다. 탈당의 이유는 정당 결정에 대한 반발·항의, 신념 차이, 자신의 과오를 정당에 전가하지 않기 위해 등등 다양하다.

    ▼4·15 총선을 앞두고 공천 심사 결과가 나오자 이에 승복하지 못한 정치인의 무소속 출마 선언 또는 엄포도 이어지고 있다. 어떤 이는 ‘당이 참 나쁜 결정을 했다’며 탈당했고 다른 이는 ‘무슨 이런 공천이 다 있는지 어이가 없다’며 탈당을 시사했고 또 다른 이는 ‘막천을 바로잡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이들의 무소속 출마가 거대 양당 체제에 맞서려는 것이나 자본·권력 대신 힘 없는 서민을 대변하기 위한 것까지는 아닐지라도,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려고 민심을 핑계 삼는 처사는 아니길 바란다.

    김희진(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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