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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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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원 10돌 맞은 경남대 청년작가아카데미 정일근 원장

“지역문단 새로운 피 수혈 계속할 것”
신세대에 문학은 목숨 아닌 교양
시대 맞는 새로운 교수법 개발 ‘과제’

  • 기사입력 : 2020-03-12 0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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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만에 경남대 청년아카데미 시반을 맡게 된 정일근 경남대 청년작가아카데미 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3년 만에 경남대 청년아카데미 시반을 맡게 된 정일근 경남대 청년작가아카데미 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확하게 10년 전, 경남대학교는 ‘청년작가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를 개원해 ‘문학 사관학교’를 자청했다. 유수 문인들을 대거 배출한 경남의 ‘문학적 맥’을 되살려 보자는 취지였다. 2010년 봄에 시작된 아카데미는 문학에 관심있는 학부생과 외부 청강생을 모집해 시와 소설을 가르쳤다.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인기작가를 교수로 초빙했다. 시반은 정일근 시인이, 소설반은 전경린 작가가 맡아 1기수 당 총 2년 4학기 동안 읽고 쓰는 방법을 가르쳤다. 문예창작 전공이 아님에도, 이 커리큘럼은 상당수의 등단작가를 배출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10년이 흐른 2020년, 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는 정일근 시인을 만났다.

    - 석좌교수로 물러나 있다 최근 다시 시를 가르친다고 들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정도 열정적으로 시를 가르쳤다. 이후에 여러 보직을 맡게 되면서 수업에 전처럼 매진하지 못했고, 체력적으로 힘에 부쳐 물러났다. 그러다 이번 학기에 원장으로 부임해 다시 시반을 맡게 됐다. 약 3년 정도 시반이 없어졌다가 다시 문을 연 거다.

    - 그 때문인지 2015년을 기점으로 등단작가 배출이 없었다.

    2015년까지 성과가 두드러졌던 것이 사실이다. 경남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국제신문 등 신춘문예 시·소설·시조부문 당선자들이 나왔다. 집계를 해보니 5년 동안 14명이 등단했더라. 시 9명, 시조 2명, 소설 1명, 동시 1명, 수필 1명이 신춘문예를 비롯한 각종 문학상과 문예지를 통해 등단했다. 이후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

    -10주년 이후에도 그러한 성과를 목표로 둘 것인지.

    그렇다. 이전처럼 대량으로 등단작가가 쏟아지지 않겠지만, 문학 사관학교라는 목표는 계속해서 가져 갈 것이다. 지역문단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말이다. 시·소설로 출발한 커리큘럼은 시·소설·시나리오를 거쳐 지금은 시·수필로 짜여졌다. 수필은 백남오 작가가 맡았다. 2학기에는 동화반을 개설할 계획이다.

    -10여년 동안 수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정말이다. 처음 아카데미를 개설했을 때와 교육환경은 물론이고 학업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졌다. 10년 전엔 일일이 앉혀놓고 하는 도제식 수업이 가능했다면 1990년대 후반~2000년대생들은 그런 교수법이 통하지 않는다. 개인주의자들이랄까. 이 친구들이 생각하는 글쓰기와 내가 생각하는 문학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문학에 목숨 걸 수 있었던 세대가 가고 문학을 교양으로 받아들이는 세대가 온 듯하다. 때문에 전에는 학부생과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청강생을 한데 모아 수업했는데, 이번 학기에는 반을 따로 개설하려고 한다. 집중해야 할 부분이 다르다. 때에 맞는 새로운 교수법 개발이 아카데미의 과제다.

    -벌써 시력이 37년차다.

    그렇다. 37년쯤 되니 이제야 조금 문장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는 시를 통해 주장하고자 하는 ‘의미전달’에 치중했다. 지난날 지었던 문장들을 쭉 돌아보니, 덜어내고 수정해야 할 오류들이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이번 학기부터는 ‘완벽한 문장을 쓰는 법’을 가르치려고 한다.

    글·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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