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9월 23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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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흉터 NO!… 목에 암덩어리, 로봇으로 떼낸다

여성 환자 수 남성보다 4.5배 많아
입안 아랫입술 통해 경구 접근 수술
흉터 남기지 않고 통증은 줄여줘

  • 기사입력 : 2020-03-15 21: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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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딸을 키우는 워킹맘 A(39)씨는 국가건강검진 우편물을 받고도 잦은 야근과 출장, 육아 등으로 인해 매번 미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목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점점 커지자, A씨는 인근 대학병원을 찾아 검사를 진행했다.

    갑상선암을 진단받은 A씨는 의사로부터 입안을 통해 상처 없이 암을 제거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큰 고민을 않고 수술을 결심했다. 수술 후 A씨는 별다른 합병증 없이 수일 내에 일상생활로 복귀했으며, 입안 흉터는 몇 주 후 완전히 사라졌다.


    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2018년 갑상선 질병의 성별 진료 현황에 따르면, 여성 갑상선암 환자 수는 29만206명으로 남성 환자 수 6만3912명보다 4.5배 많았다. 또 연령대별 여성 환자 구성을 살펴보면 50대가 가장 많았고 40대, 60대, 30대 순으로 발병률이 높았다. 일반적인 암과는 달리 갑상선암은 젊은 연령대에서도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은 목 앞 중앙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갑상선에 혹이 생기는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결절이 악성일 경우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갑상선암의 발병 원인은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방사선 노출, 유전,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갑상선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쉬운데,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목에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목소리 변화, 숨이 찬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주로 초음파 검사로 양성과 악성 결정을 선별하고, 악성 종양이 의심된다면 세침 흡인 세포검사, 조직검사, CT 등을 통해 정밀하게 진단한다.

    다행히도 갑상선암은 폐암, 위암, 대장암 등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수술적 치료로 인한 예후가 좋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데, 기존의 전통적인 수술은 목에 큰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목에 상처를 내지 않고도 갑상선암을 제거할 수 있는 로봇이나 내시경을 활용한 수술법이 주목받고 있다.

    경구 접근 갑상선 로봇수술 장면./삼성창원병원/
    경구 접근 갑상선 로봇수술 장면./삼성창원병원/

    ◇최소 절개로 흉터·통증 줄이는 수술

    과거에는 갑상선암으로 진단한 경우, 목의 정면에 5~6㎝ 정도의 절개를 통해 암을 제거했다. 상처가 잘 아문다면 얇은 실선 정도로 흉터가 남아 정상적인 목주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흉터의 표면에 불규칙한 비후성 반흔이나 캘로드이성 반흔이 나타나면 눈에 도드라지게 띈다.

    이러한 전통적인 수술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목에 상처를 내지 않는 다양한 수술법이 개발됐다. 겨드랑이 부위에 6㎝ 정도 절개를 통해 갑상선으로 접근하는 액와 접근법, 양측 유륜과 겨드랑이에 1㎝ 미만의 상처를 통해 접근하는 양측 유륜 액와 접근법, 귀 뒤를 통해 접근하는 귓바퀴 뒤 접근법 등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술법도 한계점이 있다. 우선 겨드랑이, 유륜 등 부위를 어느 정도 절개해야 한다. 또 절개 부위에서 갑상선까지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피부를 절개하면서 통로를 만들다 보니 통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최근에는 로봇 또는 내시경을 활용해 아랫입술 안쪽에서 갑상선까지 접근해 눈에 보이는 상처를 피부에 남기지 않고, 통증을 줄이는 경구(經口) 접근 갑상선 수술법이 개발돼 확산하는 추세이다.

    ◇입술 안쪽 통한 경구 접근 로봇 수술

    로봇 수술은 외부 조종석에서 의사가 확대 영상을 보면서 원격으로 로봇의 팔을 조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3D 카메라를 통해 수술 부위를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어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며, 로봇팔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정교한 수술에 유용하다.

    경구 접근 갑상선 수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아랫입술 안쪽 점막에 1㎝ 미만 3개의 구멍을 통해 진행한다. 신체 구조상 갑상선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아랫입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다른 수술법에 비해 도달 거리가 짧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성대의 문을 여닫는 근육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되돌이 후두 신경과 체내 칼슘 조절에 관여하는 부갑상선의 보존에 유리해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경부 중심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환자에게서도 중심 림프절 시야 확보가 쉬워 선호하는 수술법이다.

    입술 안의 상처는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아물고, 수주가 지나면 완전히 사라진다. 회복 기간도 빨라 수술 후 3일 정도면 퇴원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이 수술법은 로봇뿐만 아니라 내시경으로도 적용할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외과 이준호 교수는 “기존에 보편적으로 시행하던 수술은 통증과 상처를 남기는 한계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여러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 받은 경구 접근 갑상선 수술이 흉터를 걱정하는 갑상선암 환자들에게 종양의 완전 절제는 물론 미용적, 심리적 만족도까지 높이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외과 이준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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