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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96) 제25화 부흥시대 106

“공장은 어떠냐?”

  • 기사입력 : 2020-03-20 0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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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인이 아닌데 공군 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군복을 입고 다니고 있었다.

    “멀리서 오느라고 애썼다. 며느리와 애들은 잘 지내냐?”

    “예.”

    “내려갈 때 애들 옷과 며느리 옷 좀 백화점에서 갖다가 주어라.”

    “예.”

    “공장은 어떠냐?”

    “고무신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공장이 자꾸 생겨나고 있습니다. 경쟁이 심해 골치가 아픕니다. 고무를 구입하는 것도 쉽지 않고요.”

    고무는 전량을 수입해 와야 했다.

    “그렇지. 고무는 우리나라에서 생산이 되지 않으니 무역회사와 잘 의논해 봐라. 봄 되면 한 번 내려갈 테니까 애들하고 밥이나 먹자.”

    이정식은 큰아들이다. 이재영의 밑에서 일을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내 사장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회장님, 날씨가 이만저만 매운 것이 아닙니다.”

    사장들이 모두 날씨가 춥다고 다투어 말했다.

    “하하. 오느라고 고생들 했소. 따뜻한 차를 한 잔씩 드시오. 생강차라 감기에도 좋소.”

    이재영은 사장들이 모이자 생강차를 마시게 하고 대구에 있는 쌀을 사는 문제를 의논했다.

    “회장님, 쌀값을 당장 준비할 수 있으면 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철규가 말했다.

    “회장님, 대구에 쌀이 그렇게 많이 있습니까? 경상도 쌀을 다 긁어모은 거 아닙니까?”

    삼일미곡의 사장인 조삼식이 놀라서 물었다. 사장들도 놀라서 웅성거렸다.

    “자네가 내일 대구에 내려가서 확인하게. 우리 아들 성식이도 데리고 가게.”

    “예.”

    조삼식이 머리를 조아렸다.

    이성식을 마냥 놀게 할 수 없었다.

    “어쨌든 쌀이 있다면 사야 하는가? 의견들을 말해 보게.”

    “회장님, 쌀을 사야할 것 같습니다.”

    이정식이 말했다.

    “왜?”

    “7천석의 쌀이 다른 지방으로 빠져 나가면 대구는 폭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 쌀이 반드시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간다고 볼 수는 없지.”

    “쌀값은 항상 오릅니다.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지요. 제 생각은 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춘궁기가 되면 두 배는 오를 것입니다.”

    백화점 사장을 맡고 있는 변영식이 말했다.

    “맞습니다. 쌀값은 항상 오릅니다.”

    조삼식이 말했다.

    “회장님, 문제는 그게 아니라 자금입니다. 최근에 공장을 인수하느라고 자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김연자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낮게 말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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