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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생활정치의 미학 중독에 빠지다- 엄정(김해시의원)

  • 기사입력 : 2020-03-26 20: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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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에도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어느덧 30년, 사람으로 보면 뜻을 세우는 나이가 되었지만 실제는 걸음마 단계를 막 벗어나고 있는 수준에 불과 하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지방이 튼튼해야 나라가 튼튼하다’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 성장으로 인해 지역양극화가 심각하다. 균형잡힌 건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지방자치의 꽃은 지방의회라고 한다. 그 말은 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의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멋모르고 막연한 기대감으로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회에 진출한 나로서는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많이 부끄러웠고 이럴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하지말걸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었다.

    그런 시간들이 제법 흘렀다. 들리지도 않았고 말도 할 수 없는 산송장이었다. 좋은 의원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래서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인고의 시간은 나를 믿고 의회로 보내준 고마운 분들에 대한 예의이고 시민들께 한 서약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증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배움에 대한 열정은 식을 수 없으며 항상 진행형이다.

    지방의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이다. 6년의 시간이 흘렀고 수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때로는 열정이 지나쳐 뜻하지 않게 가슴에 상처를 입은 분도 있었던 것 같다. 진심으로 양해와 용서를 구한다. 주변에서 이제는 조금 유하게 하고 내려놓으라 한다. 1초도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그럴 수 없다’라고 답변한다. 의원이라면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 하루를 하더라도 언제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공무원에게 인기가 없나보다. 나는 생활정치가 좋다. 민원요청이 너무 좋다. 해결하면 거의 미친다. 지금은 헤어날 수 없는 중증 중독자가 됐다. 집을 나서면서 그 중독은 시작된다. “엄 의원님 너무 고마버예. 마을사람들도 볼 때마다 의원님 말합니더.” 나는 이 말이 너무 좋다.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을 위로받는다. 나는 더 심한 중독자가 될 수밖에 없다.

    엄정(김해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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