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4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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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귀찮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 신종기(김해시 청소행정과장)

  • 기사입력 : 2020-03-26 20: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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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년대 중반 필자가 살던 동네 공터에는 주민들이 내다 버린 연탄재와 잡다한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었다. 동네 어른 중 누군가가 쓰레기가 어느 정도 쌓이면 불을 질러 태웠는데 추운 겨울날 그 불을 쬐며 따스한 기운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쓰레기라고 해봤자 별것이 없었기에 쓰레기를 태우더라도 환경오염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며 국민소득은 3만 달러를 넘었다. 소득이 늘면서 소비가 증가했다. 덩달아 쓰레기 배출량도 많아졌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2018년을 기준으로 김해시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하루 375t이며, 태워 없애야 하는 생활쓰레기는 190t이나 된다. 김해시 자원순환시설(장유 소각장)의 소각 용량이 부족해 매일 40t가량을 부산시 생곡 자원순환시설에 위탁처리한다. 고맙게도 부산시가 김해시 쓰레기를 처리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위탁처리는 김해시 자원순환시설(장유 소각장)의 현대화사업이 끝나는 2024년 말까지 계속된다.

    쓰레기 처리를 위해서는 돈이 든다. 김해시의 경우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 2019년 한 해 동안 370억원가량을 지출했다. 돈을 떠나서 환경 보전을 위해서라도 쓰레기를 줄여야 하는데, 이게 그렇게 녹록지 않다. 1인 가구 증가와 배달 문화 확산 등으로 쓰레기 발생량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나는 쓰레기를 수수방관하고 있으면 쓰레기에게 공격당한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던 플라스틱과 비닐은 우리의 삶을 위협한다.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에 들어와 각종 병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쓰레기의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조금 귀찮더라도 쓰레기의 역습에 당하지 않으려면 하는 수 없지 않은가?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제대로 해야 한다. 페트병의 라벨을 제거하고 내용물은 비우고 물로 씻어 배출해야 하고, 우유팩 같은 종이팩은 종이팩대로, 책이나 신문지는 그것들대로 따로 모아 내놓아야 한다. 비닐봉지 대신에 종이봉투를 사용해야 하고, 장 볼 때는 바구니를 들고 가야 한다. 일회용 물티슈 대신 걸레를 찾아야 하고, 한번 사용하고 쓰레기통에 툭 던져 버렸던 종이컵을 대체하려면 다회용 컵을 자주 씻어야 한다.

    이 모든 게 귀찮고 불편하다. 하지만 지금 이 귀찮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까운 장래에 우리는 정말 길고도 힘든 시간과 엄청난 돈을 자연환경을 되살리는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 2020년, 56만 김해시민 모두에게 ‘귀찮음’이 생활화되어 쓰레기 배출량이 확연하게 줄어들기를 기대한다. 덧붙여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오던 투명 페트병을 국내에서 대체하고자 올해 2월에 김해시가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수거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었는데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로 좋은 결실을 거두기를 희망한다.

    신종기(김해시 청소행정과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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