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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801) 제25화 부흥시대 111

“내일은 날씨가 더 추워진다고 합니다”

  • 기사입력 : 2020-03-27 0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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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긴장이 되었다.

    날씨가 추웠으나 대구의 쌀을 사는 일에 전력을 기울였다.

    김연자는 자금 확보를 하느라고 전화에 매달렸다.

    “회장님, 점심 식사하러 가셔야죠?”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백화점의 변영식 사장이 말했다.

    “날씨가 추우니 점심 먹으러 가는 것도 일이네.”

    이재영은 책상에서 일어났다. 날씨가 추워 밖으로 나가기가 싫었다.

    “중국 음식이라도 주문할까요?”

    “아니야? 뜨거운 해장국이나 먹으러 가지.”

    이재영은 사무실을 나섰다. 이철규, 변영식, 박민수, 김연자, 비서실장 최인규가 따라왔다. 최인규가 비서실장이 되면서 김연자에게는 새로운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그룹 전반을 관할하는 경영지원이사를 맡게 했다.

    이재영의 신임이 두터웠기 때문에 사장들이 그녀를 각별하게 대우했다.

    거리로 나오자 매서운 한파가 몰아쳐 왔다. 해장국집은 백화점에서 2백보 정도 떨어져 있었다. 불과 2백보를 걷는데도 몸이 떨리고 얼굴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회장님, 내일은 날씨가 더 추워진다고 합니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철규가 말했다.

    “영하 몇 도나 되나?”

    이재영이 입김으로 손을 녹였다. 가죽장갑을 끼었어도 손이 시렸다.

    “영하 14도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전방은 20도가 넘을 것 같습니다.”

    변영식이 이철규의 말을 거들었다. 영하 14도라면 한강도 꽁꽁 얼어붙을 것이다.

    “큰일이군.”

    이재영이 몸을 떠는 시늉을 했다. 식당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 추위 때문에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지 않고 있었다. 이철규가 주문을 했다.

    “회장님, 백화점에 식당가를 운영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변영식이 말했다. 점심 때마다 많은 직원들이 근처 식당을 이용했다.

    “식당가?”

    이재영이 변영식을 쳐다보았다.

    “지난 번에 홍콩에 갔더니 백화점 한 층이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물건을 사러 온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이 물건도 사고….”

    “자리가 있어야 하지 않나?”

    현재의 백화점에는 식당가가 들어설만한 공간이 없었다.

    “건물 한 층을 더 올리면 되지 않습니까?”

    “그럼 한 번 검토해 보게.”

    이재영이 지시했다. 해장국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명동동의 사채업자가 수배된 것은 이튿날의 일이었다. 날씨는 과연 더욱 추워졌다. 이재영은 이철규와 최인규를 대동하기로 하고 백화점에서 시계 하나를 포장하게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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