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8일 (목)
전체메뉴

[가고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준희(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20-03-30 20:29:44
  •   
  • 계절은 온통 하얀 벚꽃 잎이 흐드러진 봄이지만 사람들 마음속은 아직 봄이 아직 오지 않은 것 같다. 말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전한시대 미인 왕소군을 두고, 후대인 당대에 지어진 시의 한 구절이다.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전한의 궁녀로, 화친을 위해 흉노로 시집을 간 왕소군이 흉노의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았을 것이란 내용이다.

    ▼‘춘래불사춘’이 세월을 넘어 요즘은 다른 의미를 담아 쓰이곤 한다. 봄철에 꽃샘추위가 닥칠 때도 쓰이고, 칼럼이나 뉴스에서 시기는 좋은데 상황이 녹록지 않을 때 자주 인용되곤 한다. 이처럼 사람마다 각각의 쓰임새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용어가 됐다.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기에도 어울릴 듯하다.

    ▼58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진해군항제’가 코로나19로 취소됐다. 전국에 봄꽃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국내 최대의 축제지만 올해는 벚꽃을 볼 수 없을 듯하다. 창원시는 상춘객들에게 벚꽃 명소인 진해 방문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4월과 5월로 이어지는 도내 각 지역의 봄 축제들도 지금으로서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서는 감내해야 할 몫이다.

    ▼경남도에서는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경남형 긴급재난소득’, ‘소상공인, 청년실직자 지원’ 등을 중심으로 한 3대 패키지 정책을 내놓는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부와 국회에도 ‘보편적 긴급재난소득 도입’ 등 선제적 대응을 요청했다. 계절의 봄이 다 가기 전에 성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봄기운과 함께 활기차야 할 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많이 아픈 만큼 또 성숙한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지 않을까 한다.

    이준희(정치부 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