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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805) 제25화 부흥시대 115

“왜 그러나?”

  • 기사입력 : 2020-04-02 08: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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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정엽은 어쩐지 얼굴이 어두워보였다.

    “고생이 많았군. 평양에서는 어떤 건물을 지었나?”

    고정엽은 평양에서 소장으로 일을 하면서 평안도와 황해도 일대의 많은 건물을 지었다고 했다.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대동강 강가에 있는 7층 호텔을 지은 것이라고 했다.

    “우리 백화점에 1개 층을 더 올리려고 하는데 가능하겠소?”

    “가능합니다. 건물이 붉은 벽돌로 지었기 때문에 2개 층도 가능합니다.”

    “기술자들이 필요할 텐데….”

    “기술자들은 많습니다. 노동자들도 많고요. 일자리를 찾는 실업자들이 거리에 넘치고 있습니다.”

    “나는 건설에 대해서 잘 모르네. 괜찮다면 건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나?”

    “예.”

    “여기 차 좀 갖다가 드려.”

    이재영은 고정엽이 마음에 들었다. 비서실에 차를 가지고 오라고 지시했다.

    “차 한 잔만 더 주십시오.”

    고정엽은 생강차를 두 잔이나 마신 뒤에 건설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장장 두 시간 동안이나 열변을 토했다. 이재영은 그의 이야기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이재영은 그를 미월의 요정으로 데리고 와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고정엽은 식사를 맛있게 했으나 여전히 표정이 어두웠다.

    “왜 그러나?”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게.”

    “회장님.”

    “괜찮네.”

    “사실 아침부터 굶었습니다. 겨울이라 일거리는 없고… 집사람과 어머님도 추워서 야채장사를 할 수 없고 부끄럽습니다만 쌀이 떨어졌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저는 배불리 먹지만… 어머님과 아이들 얼굴이 떠올라서….”

    고정엽이 울먹이기 시작했다.

    “식구는 몇이나 되는가?”

    “애들이 셋이고… 어머님까지 여섯입니다.”

    “음. 나하고 같이 일을 하세. 내일 책상 하나를 마련하라고 할 테니… 그리고 식구들 먹을 음식을 싸라고 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먹게. 쌀은 내일 아침에 보내주겠네.”

    “회장님, 고맙습니다.”

    고정엽이 벌떡 일어나서 절을 했다.

    “이 사람이 왜 이래? 어서 앉게.”

    이재영은 고정엽을 다시 앉게 했다. 그가 돌아갈 때는 미월을 불러 음식을 싸주었다.

    날씨는 이튿날도 추웠다. 고정엽은 아침 일찍 출근했다. 김연자에게 그의 책상을 마련해 주라고 지시하고 고정엽의 집에 쌀을 보내게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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