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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비대면 접촉- 김희진(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04-05 20: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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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진료소가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한때 콧방귀를 뀌었던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운용하며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진료뿐 아니라 도서 대출이나 수산물 판매에까지 응용되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사람 간 접촉을 최대한 차단해 바이러스 전파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 여러 나라는 대면 접촉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거나 아예 외출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통해 사람간 접촉을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사람 간 네트워크를 중요시하는 현대사회에서 대면 접촉을 할 상황이 못 된다고 해도 관계를 아예 끊고 살아갈 수는 없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비대면 접촉이다. 비대면 접촉은 재택근무나 화상회의, 학교·학원의 온라인 화상 수업, 종교단체의 화상 예배나 미사, 법회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다소 낯선 용어이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소한 것만도 아니다.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우리는 이미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비대면 접촉을 하고 있다. 전화나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하고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무인발급기에서 주민등록등본 등 각종 서류를 떼고, ATM으로 입·출금, 송금을 하거나 모바일뱅킹으로 은행업무를 보는가 하면 인터넷·TV홈쇼핑으로 옷부터 각종 생활용품을 사고 무인정산기에서 주차요금을 정산하는 행위 등이 모두 비대면 접촉이다.

    ▼일부 총선 출마 후보자들도 다양한 온라인 유세방식을 개발해 비대면 접촉식 선거운동에 나섰다. 공식선거 개시일인 지난 2일부터 유권자를 만나 표를 호소하기 위해 각 지역 후보자와 정당 관계자 등이 전국 각지 광장, 시장, 인파가 모이는 곳을 찾아다닌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가며 악수를 하고 포옹까지 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코로나19를 잠시 잊은 듯하다. 이들이 코로나19 앞에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는 국민을 대표할 자격은 있는 걸까.

    김희진(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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