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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야구와 소재과학- 강성열(재료연구소 대외협력실장)

  • 기사입력 : 2020-04-16 00: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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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역 사회의 생활 패턴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개인과 가정에서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며 가족과 함께 야외 나들이를 하는 모습도 쉽게 보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변화는 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야구위원회는 올해 정규시즌 개막을 4월 중으로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바야흐로 야구 시즌이 다가왔지만 코로나19가 사람들의 들뜬 마음을 강하게 눌러대고 있다.

    야구는 여러 측면에서 소재 과학이 직접적으로 적용된 스포츠이다. 미국에서 초창기 야구가 시작됐을 때 야구 배트는 네모난 각목이었다. 하지만 둥근 라운드 배트가 공을 더 멀리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수들의 배트는 둥근 모습으로 변했다. 이후 보다 멀리 보다 강하게 공을 보내기 위한 방안을 찾게 되면서 배트는 점차 진화했다. 사람들이 배트의 재질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야구 배트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는 반발력과 내구성, 그리고 무게감이다. 나무 배트의 경우 초창기에는 물푸레나무를 많이 사용했으나 쉽게 결이 갈라지고 탄력적이지 못하며 무겁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특히 선수들이 헤드가 크고 얇은 그립의 배트를 선호하면서 단풍나무가 그 대안으로 떠올랐는데, 현재는 덕유산에서 생산되는 고로쇠나무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야구 배트가 꼭 나무로만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공을 때릴 때 경쾌한 타격 소리를 내는 알루미늄 배트도 많이 사용되는 배트 중 하나이다. 1972년 미국 대학야구에서 처음 등장한 알루미늄 배트는 속이 비어 가벼운데다 반발력이 커서 아마추어 야구에 많이 사용됐다. 알루미늄 배트가 급속히 전파된 이유는 부러지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다는 경제적 측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가볍고 강해 타자들의 스윙 속도를 빠르게 해주고 덕분에 타구가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간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미국 메이저리그와 국내 프로야구는 알루미늄 배트를 끝내 도입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선수보호와 공정성에 기인했다. 알루미늄 배트는 타격 포인트가 많아 타자들이 안타와 홈런을 쉽게 만들게 되고 상대적으로 투수들이 혹사되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질량이 가벼운 금속을 경금속이라 하고, 경금속 중 가장 빨리 그리고 널리 실용화된 것이 바로 알루미늄이다. 이처럼 가벼운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훨씬 높은 금속으로는 타이타늄 합금이 있다. 가벼움까지 함께 갖춰 자동차 경량화 소재는 물론 골프 아이언헤드 등 다양한 스포츠용품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재료연구소는 이와 같은 알루미늄과 타이타늄 소재를 다각도에서 연구해 금속의 성질과 특성에 알맞은 방향으로 그 장점을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강도가 높고 가벼우며 내식성이 우수한 여러 부품은 물론, 이를 다양한 생활용품에 적용시켜 보다 편리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타이타늄이나 복합재료로 만들어진 배트로 무게와 반발력, 그리고 방향성이 좋은 신소재 야구 배트가 나올 날도 머지않았음은 물론이다.

    의료진의 눈물 나는 헌신과 많은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으로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를 타고 있다. 하루빨리 이 상황이 종식되어 신나는 야구 시즌과 함께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연구소의 정기행사인 소프트볼 대회에서 배트를 힘껏 휘두를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강성열(재료연구소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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