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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내핍에 대하여- 김유경(문화체육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04-16 2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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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들 내핍 중이다. 마스크가 모자라 내핍했고, 순환휴직 등 유연근무를 받아들이며 내핍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계통의 내핍이 기다리고 있을지, 두려움과 희망에 관해서 또한 내핍하고 있다. 내핍(耐乏)의 사전적 의미는 ‘물자가 없는 것을 참고 견딘다’이다.

    ▼문화예술 영역 또한 내핍하고 있다. 화실을 운영하는 화가들, 글쓰기 강좌를 열던 작가들,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음악가과 연극인, 무용가들도 참고 견디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도내 1~3월 공연과 전시 등 107건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2월 경남에서 열린 공연 예매율은 82% 이상 줄었다. 3월과 4월은 대부분의 전시와 공연이 취소나 연기되었다.

    ▼정부 산하 각 기관과 지자체마다 예술인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다. 융자지원이나 프로젝트를 통한 선정 형태도 다수다. 예술인들은 재난 앞에서 마저도 그들끼리 경쟁을 해야 하거나,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라는 요구에 내몰린다.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는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도 예술인은 직간접적으로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술인들이 바라는 지원책은 생활에 도움이 되는 직접적 지원이다. 일례로 지난달 종료된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준비금지원사업 모집에 1만4000여명이 몰렸다. 지난해와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선정되면 1인당 300만원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예술인들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늘 내핍해왔다. 지난해 조사 결과, 도내 예술인의 예술 활동으로 인한 수입은 연평균 530만원, 월평균 44만2000원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예술인사회보장제도, 전업예술인 기초소득 보장제도 등 단기가 아닌 ‘장기적 지원’을 요구하며 내핍에 대해 말해왔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가져온 전 사회적인, 유래없는 내핍 속에서 ‘예술과 예술인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대우’라는 명제가 새삼스러워지는 이유다.

    김유경(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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