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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해외국어고’는 ‘김해시민고’다- 김차영(김해시 인재육성지원과장)

  • 기사입력 : 2020-04-22 20: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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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약칭 교육자치법)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과학·기술·체육 그 밖의 학예에 관한 사무는 ‘시·도’의 사무로 하며 국가행정사무 중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는 교육감에게 위임하여 행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간단히 말하면 교육사무는 국가의 위임을 받은 시·도교육감이 집행하는 고유사무라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자치단체별로 차이가 있고 특히 시·군의 상황과 지방자치단체장의 교육에 대한 인식방향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김해외고’가 그러하다.

    2006년 설립된 김해외고의 경우 2005년 당시 민족사관고등학교와 견줄만한 명문 공립고등학교 설립을 위해 부지 매입, 우수교원 수당, 주거비, 교통비 등 파격적인 김해시의 예산지원으로 인해 문을 열게 되어, 그동안 12번에 걸쳐 1600여명의 졸업생들을 배출하였고 2020학년도 수능시험에서 경남에서 유일하고, 김해 사상 처음으로 수능 만점자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짐작컨대 당시 김해시의 책임있는 정책결정자의 생각에는 ‘지역발전의 자산은 결국 사람이다, 김해시의 많은 지원으로 김해외고를 졸업하여 우수한 재원으로 큰 사회적 성취를 이루게 되면 그들이 김해시의 발전과 김해시민의 행복을 위해 어떠한 형태로든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외고에 대해 파격적인 지원을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김해외고는 그렇게 김해발전과 미래를 고민하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김해시민고등학교’인 것이다.

    코로나19로 뒤숭숭한 요즘 ‘김해외고’를 소환한 것이 뜬금없어 보이긴 하지만 지난해 11월 교육부에서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하는 2025년 3월부터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일반고 일괄전환계획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방안’ 발표로 김해시민들의 숙원으로 탄생한 김해외고가 그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전환 이유는 전국 79개의 이러한 고등학교들이 설립 목적과는 다르게 로스쿨이나 의대 등 전공과 다른 대학진학을 위한 입시사관학교의 역할을 함으로써 위화감과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해외고의 경우 졸업생의 70% 이상이 외국어를 포함한 인문계열로 진학하고 있으며, 학교 스스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2개의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문화체험과 교류를 통한 창의성과 글로벌리더의 꿈을 길러주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외국어 교육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학생 모집단위가 경남도내 모집이므로 지역교육자원 선순환 구조 유지를 통한 경남(김해)학생들의 외부유출 최소화에도 많은 기여를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김해외국어고등학교는 ‘외국어’교육이라는 ‘고등학교’의 특수한 설립 목적에 부합되게 잘 운영되고 있으며 설립 목적과 다르게 운영된다는 나머지 78개 고등학교와는 달리 김해의 미래발전을 이끌어가는 모범적인 특목고로서 교육과 학예에 관한 국가행정사무에 적극 참여한 김해시의 전폭적인 재정지원으로 만들어진 ‘김해시민고등학교’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김해외고의 일반고 전환은 지역인재 육성이 곧 지역발전이라는 관점에서 고교학점제, 서부지역 고교 평준화 및 과밀학급 해소 등과 함께 복합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김차영(김해시 인재육성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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