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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소년은 소년이다-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20-04-23 20: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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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행법상 만19세 미만이 범죄를 저지르면 소년법 적용을 받아 형법상 많은 부분에서 처벌을 가볍게 받는다. 더 나아가 만 14세 미만이면 촉법소년으로 분류해 처벌을 아예 않는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소년이 범법행위를 저질렀지만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대신 가정법원 등에서 감호위탁, 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다.

    ▼최근 촉법소년의 나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중학교 2~3학년 정도인 이들이 근간에 심각하게 나쁜 범죄를 많이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여론이 곱지 않다. 며칠전 훔친 차를 타고 운전하다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후 사고를 내고 붙잡힌 중3학생 3명중 2명이 형사 미성년자인 촉법소년이고, 훔친 차를 몰다 아르바이트 하던 새내기 대학생을 치여 숨지게 한 중학생도 촉법소년이었다.

    ▼촉법소년의 나이를 만 13세로 낮추려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하지만 이 법안의 논의와 의안상정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청소년 범죄를 막기 위해 법만 강화하면 안된다. 수월성에만 의존하는 어른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을 범죄의 구렁텅이로 유혹하는 많은 사회병폐는 그대로 놔두고 청소년만 처벌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전과자만 양산할 뿐이다. 법 강화 이전에 청소년에 대한 사회안전망과 감시망을 더 높여야 한다. 더욱이 학교 교육을 통한 청소년의 인성회복과 사회적 책임을 가르쳐야 한다.

    ▼태산같이 높은 산과 집채 만한 바윗돌에도 호통치는 바다(海), 절대권력자 진시황과 프랑스 혁명영웅 나폴레옹도 가소롭게 여기는 바다, 그 바다가 유일하게 사랑하고 품고 픈 이들이 바로 ‘소년들’이다. /저 세상 저 사람 모두 미우나/그 중에서 똑 하나 사랑하는 일이 있으니/담 크고 순진한 소년배들이/재롱처럼 귀엽게 나의 품에 와서 안김이로다./오너라 소년배 입맞춰 주마/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꽉.〈해에게서 소년에게-최남선〉

    조윤제(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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