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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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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질문으로 ‘인생의 바다’ 항해하다

천년의 수업
김헌 지음, 다산초당, 316쪽, 1만6000원
서양고전 통해 ‘질문의 힘’ 일깨우는 법 소개

  • 기사입력 : 2020-05-01 08: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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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누구인지 묻는 행위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 내가 바라는 삶을 사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질문인 거예요.(중략)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의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P 52~53)

    질문의 힘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문명의 근원 그리스 로마가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라는 내용 소개와 함께 “답은 틀릴 수 있지만 질문은 틀리지 않는다!”란 카피가 강력한 흡인력으로 독자를 당긴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 tvN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EBS 〈지식의 기쁨〉 등에 출연해 대중에게 잘 알려진 저자 김헌 서울대학교 교수는 문명의 근원 서양 고전에서 존재와 죽음, 자존과 행복, 타인과의 관계 등 인생에서 주요한 9가지 주제를 꼽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는 “우리는 왜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서 질문하고, 궁금해 하고, 묻고 따져보는 일을 이토록 어색하고 불편하게 여기게 되었을까?”라며, 질문하기를 멈춘다는 건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노를 놓아버리는 일과 같다고 경고한다. 또 스스로 묻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어떤 위기와 변화가 닥쳐도 자기 나름의 답을 찾아나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잃어버린 질문의 힘을 일깨우기 위해 인간의 본성과 욕망이 생생하게 담긴 서양 고전에서 답을 찾았다.

    “바르게 질문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으며 시작하는 이 책은 어떻게 해야 제대로 질문할 수 있는지부터 알 수 있도록 한다. 또 자아, 인간관계, 행복, 미래, 교육, 죽음 등 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고 방황해봤을 굵직한 주제들을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으로 정리했다.

    첫 번째 문 ‘나는 누구인가’에서는 아폴론 신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문구로 화두를 던져 자아에 관해 생각하게 만든 다음, 오이디푸스의 이야기와 커피 농장의 노동 문제, 저자가 학창 시절 겪었던 방황, 청소년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들었을 ‘꿈을 가지라’는 말 등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에까지 생각이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세 번째 문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사는가?’에서는 새해 목표 세우기로 화두를 던진 다음, 셰익스피어의 〈햄릿〉, 죽음을 극복하려 발버둥 쳤던 그리스인들의 노력, 전쟁에 나가 전사하는 것을 위대한 업적으로 여겼던 그리스인들, 불멸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의 삶을 선택한 오디세우스의 선택, 짧고 굵은 영웅의 삶을 선택한 〈일리아스〉 속 아킬레우스의 선택 등 죽음을 주제로 수천 년의 세계를 넘나드는 지식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책은 당연한 듯 여겼던 일상과 나라는 존재, 세상이라는 삶의 무대를 다시금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다채로운 빛깔로 채울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끈다.

    “새로운 세대에게 도전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 자유의 열망을 자극하는 것, 겁먹지 말고 하늘을 향해 맘껏 한 번 날갯짓 해보라고 응원하는 것, 그것이 어쩌면 훌륭한 기성의 틀을 제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기성세대의 역할일 겁니다.”(P 240)저자의 충고가 가슴 따뜻하다.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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