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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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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릿저릿 고통의 터널 한 방에 탈출하려면… 손목터널증후군

손가락 움직이는 근육 위축돼 저린 증상 발생
여성·노인·당뇨병·혈액투석 등 위험 인자
한 번의 스테로이드 주사로 영구 호전되기도

  • 기사입력 : 2020-05-03 21: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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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목터널증후군은 말초신경 질환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므로 한 번쯤은 들어봄직한 병명이지만,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하는지, 의사들은 어떤 방법으로 진단하는지, 손목터널증후군이 맞는다면 어떻게 치료받는 것이 좋을까.


    ◇손목터널증후군은 말초신경 손상

    손목터널증후군은 말초신경 질환이다. 손목의 손바닥 쪽에는 손목뼈와 인대로 이뤄진 터널이 존재하고, 이 터널에는 손가락을 구부릴 수 있는 힘줄 9개와 신경 1개(정중 신경)가 통과해 손가락으로 향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터널 공간이 좁아져 터널 내부의 압력이 증가하면 정중 신경은 도망갈 곳이 없어 눌린다. 정중 신경이 오랜 시간 눌리면서 신경 내부의 혈액 순환에 이상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신경 손상이 발생한다.

    ◇밤잠을 깨우는 극심한 통증

    신경은 크게 감각 신경과 운동 신경으로 나눌 수 있는데, 손목터널증후군에서 문제가 되는 정중 신경은 감각 신경과 운동 신경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감각과 운동의 이상을 모두 느낄 수 있다. 감각 신경에 손상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손과 손가락의 저림을 느끼는데, 특이하게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손가락의 반만 손바닥 쪽으로 저리고, 나머지 네 번째 손가락의 반과 다섯 번째 손가락, 그리고 손등은 저리지 않는다. 증상이 심한 경우 밤에 잠을 자다가 손이 저려서 깨는 고통을 겪기도 한다. 손가락의 끝에서는 저린 증상 외에 마치 남의 살을 만지는 것 같은 감각 저하를 느낄 수 있다. 운동 신경까지 손상이 발생하면 첫 번째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무지구근)이 홀쭉하게 마르는 위축이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손목터널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이므로 만약 나의 증상과 비슷하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진료 받기를 권유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의 검사와 진단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통해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되면 의사들은 여러 검사를 통해 보다 확실한 진단을 하려고 한다. 이때 정중 신경을 자극하는 이학적 검사(정중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를 타진하거나 손목을 구부려 손목터널의 압력을 증가시킴)를 시행하고, 손목터널 내에 이상 구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사선 검사를 시행한다. 또 신경 이상에 대한 객관적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신경전도 속도와 근전도를 확인하는 신경근전도 검사, 압박된 신경의 모양과 단면적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과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종합해 최종적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을 진단한다.

    ◇두려움 떨치고 늦지 않게 치료해야

    손목터널증후군 치료 방법은 비수술적 치료법과 수술적 치료법으로 나눌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증세가 가벼운 경우 시도해 볼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손목에 부담이 되는 환경을 개선하고, 손목 사용을 제한하거나 부목을 이용해 손목을 고정하거나 약물치료,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손목터널 내에 시행하는데, 터널 내부의 힘줄 막(tenosynovium)의 크기를 줄이고, 신경에 직접 영향을 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한 번의 주사로 3~6개월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연속적인 스테로이드 주사는 불필요하며 일부에서는 영구적으로 호전되기도 한다.

    수술적 치료법은 오랜 신경의 압박으로 근육의 위축이 발생했거나,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했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 시행한다. 손목터널의 지붕을 형성하는 횡수근인대(transverse carpal ligament)를 절개해 손목터널 내의 압력을 줄여준다. 수술 기법이 발전해 입원을 하지 않고 국소 마취 하에 2~3㎝ 절개로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2~3일 뒤부터 부목을 제거해 일상생활을 시작할 수 있으므로 비교적 가벼운 수술이다. 다만 수술 부위 통증은 한 달가량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 시기에 수술 부위 통증이 있다면 수술 후 정상적인 경과로 생각하면 된다. 저린 증상은 수술 직후부터 빠르게 회복하지만 무딘 감각(감각 저하), 근 위축은 오랜 시간에 걸쳐 회복하며, 근 위축은 완전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은 십분 이해할 수 있지만, 자신의 손을 살펴보았을 때 반대쪽과 비교해 무지구근의 크기가 작거나, 엄지에 힘이 덜 들어가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시작하고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현대인 발병 증가에 따른 예방의 중요성

    손목터널증후군은 흔한 질환이고, 연령(40~60세), 여성, 비만, 노인, 당뇨병, 혈액 투석이 위험 인자이므로 손이 저리면서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손목터널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 중 나에게 해당하는 것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많아지고 앉은 자세에서 손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들의 특징상 손목터널증후군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니, 손과 손목의 스트레칭과 휴식을 통해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4월호 이창훈 한양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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