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3일 (화)
전체메뉴

[촉석루]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 중 5위는?- 옥은숙(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0-05-05 20:39:06
  •   
  • 옥은숙 경남도의원

    환경부는 1999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들려오는 좋은 소리를 발굴하여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을 선정, 보급하였다. 이 사업에서 ‘몽돌 파도에 휩쓸리는 소리’가 5위, 남대천 연어 돌아오는 소리가 맨 마지막인 100위였다. 특히 연어가 돌아올 때는 와글거리며 오는지, 뽀글거리며 모천의 거친 물결을 거슬러 올라오는지 궁금했던 기억이 나지만, 여태까지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거제시에는 모래 해변으로 된 해수욕장도 많지만, 특히 학동·망치·해금강·농소 등의 몽돌해수욕장이 전국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거제시의 대표 캐릭터도 몽돌이·몽순 이다. 몽돌은 파도나 해류의 영향으로 닳아서 동글동글해진 돌을 일컫는다. 까맣고 주먹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매끄러운 돌을 으뜸으로 치지만, 고운 마음으로 보면 다 예쁘고 그냥 보면 돌일 뿐이다. 꽃 보기나, 돌 보기나 매한가지인 것이다. 그런데 이 몽돌해변은 한결같이 바닥 경사가 가파른데, 이 조건이 몽돌을 만드는 과정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평생을 갯가에서 산 주민이 말해 주었다. 파도는 육지에 가까이 올수록 파도의 바닥 저항력이 증가하여 결국 부서진다. 그때 파도 에너지가 방출되어 자갈이나 모래를 앞뒤로 나르는데, 파도의 안쪽에서는 원운동을 해 경사가 급할수록 운동에너지가 많아진다. 뾰족하고 불규칙한 잡석은 이런 원리에 따라 태풍의 거센 파도에 휩쓸려 물밑에서 서로 비비고 뭉개고 갈며 몽돌이 되어 간다. 이 과정은 학교의 교육 활동과도 닮았다. 몽돌을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른 모양과 색깔을 지니고 있듯이 아이들도 외모도 다르고 취미도 다를 뿐만 아니라, 적성과 소질도 다르나 사회에서는 다 귀하고 소중한 존재이다.

    학교는 지식만을 습득하는 곳은 아니라 상대방과 부딪치고 비비고 갈며 몽돌이 되어가는 이치와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스스로 깨닫고 익힌다.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로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요즘, 학교의 존재를 재인식해 보고, 개학하면 그냥 파도에 맡기듯이 단지 거들고 격려하며 칭찬하자. 몽돌 구르는 소리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소리와 같다.

    옥은숙(경남도의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