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코로나19 애타는 어버이날

“아버지, 저 왔어요” 창 너머로 나눈 情
요양시설 여전히 면회 금지
일부서만 비대면 면회 허용

  • 기사입력 : 2020-05-07 21:06:59
  •   
  • 8일은 어버이날. 코로나19 여파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면회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환자와 가족들 간 ‘생이별’이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올해는 여느 해보다 가족이 그리운 기념일이 됐다.

    창원 마산합포구에 사는 하모(61)씨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창원의 한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그는 어머니가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어 어버이날 안부전화를 드리는 것도 여의치 않아 7일 간호사에 전화해 어머니 안부를 물었다. 하씨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면회 금지 방침은 이해하는데, 어머님께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어머니를 하루라도 빨리 가까이서 뵙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자료사진./픽사베이/

    또 창원에 살며 근처 요양병원에 80대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허모(58)씨는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하신 이후 가족들이 번갈아 매일같이 찾아뵀지만 지난 2월 20일부터 면회가 안 됐다. 울적해 하실 것이 눈에 선하다”며 “병원에선 어버이날 로비까진 들어오게 하고 병실에 있는 아버지를 창문 너머 볼 수 있다 한다. 얼굴이라도 볼 수 있어 다행이다”고 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지난 2월부터 도내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은 면회객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 지침을 완화했지만, 요양시설에 대해선 여전히 집단 감염 우려로 외부인 방문 자제 등 엄격한 지침을 유지하고 있다.

    도내 요양병원 등 요양시설은 면회 금지 등 원칙을 지키며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거나 각종 이벤트를 열어 위로하려는 모습이다.


    김해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카네이션과 함께 드릴 선물을 직접 포장하며 준비를 하고 있다. 어버이날 어르신들이 기분을 낼 수 있게 노래방 기기를 이용해 노래잔치도 하려고 한다”며 “매년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해오던 어버이날 행사이지만 올해는 더 정성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창원의 한 요양병원은 이번 어버이날에 사연이 있는 보호자들에 대해 특별 면회를 허용키로 하고 신청을 받았었지만 상황을 지켜보다 결국 취소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어버이날 이벤트로 특별 면회를 준비했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취소했다”며 “꼭 부모님을 뵙고 싶다는 보호자들은 유리문 앞에서 비대면으로 면회하고, 카네이션이나 꽃다발 등은 직원을 통해 전달하도록 할 방침이다. 되도록 면회오시지 않게 안내 중이다”고 했다.

    올해 어버이날은 홀몸 어르신들이 복지관이나 경로당 등 사회복지시설이 문을 닫아 더욱 외롭게 보낼 것으로 걱정이 크다.

    창원 의창구에 사는 이모(43)씨도 홀로 지내는 70대 어머니가 걱정돼 어버이날 저녁 늦게라도 뵙기로 하고 전화를 드렸다. 이씨는 “어버이날만큼은 주말에 날을 잡아 어머니를 좋은 데 모시고 가고 외식도 했는데 상황이 이러니 이번엔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며 “어머니가 건강하고 뵐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했다. 특히 취약계층 어르신들은 무료경로식당도 이용하지 못해 끼니 걱정도 크다.

    경남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결식 등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도시락·간편식 등을 배달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방역으로 전환됨에 따라 보건복지부에 사회복지시설 운영 재개 여부 등을 문의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김재경·이한얼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재경,이한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