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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박하고 의미 있는 결혼식- 김태문(김해시 시민복지국장)

  • 기사입력 : 2020-05-12 20: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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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문 김해시 시민복지국장

    2017년 프랑스 어느 작은 도시 시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작지만 아담한 청사였다. 때마침 강당으로 사용하는 곳에서 결혼식을 하고 있었다. 돔형의 강당에는 고전적인 그림과 샹들리에 불빛들이 조화를 이루었고, 시민들의 부담 없는 결혼식장으로 더 없이 아늑하고 아름다운 공간이 부럽게 느껴졌다.

    90년대 초 지역별로 시·군청등 각종 공공 건물내 결혼식장이 많았다. 김해시청 회의실도 한때는 결혼식장으로 꽤 인기가 있었지만,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탓인지 지금은 거의 이용을 하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결혼식장들은 뷔페가 있는 호텔식 결혼식장들이 등장하면서부터 벤드웨건 효과(타인의 소비를 따라 소비하는 성향) 때문인지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김해에는 2014년경부터 4곳의 고급화된 전문 결혼식장들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시민들의 선택의 폭은 줄어든 반면 비용 부담은 그 만큼 커졌다.

    김해시는 오는 9월 중순부터 비용을 대폭 낮춘 전문 웨딩홀인 공공형 예식장을 운영한다. 서김해 IC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중소기업비지니스센터 5층 대연회장을 우아하고 품격 있는 웨딩홀로 리모델링하여 토·일요일 예식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이름은 ‘BIZ 웨딩홀’이다. 김해 시민들은 최소 40만원에서 최대 240만원만 부담하면 다른 어떤 웨딩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곳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다.

    비즈 웨딩홀은 시민들의 이용에 전제조건이 전혀 없다. 대관료 40만원만 부담하면 기본적인 예식은 할 수 있다. 뷔페 의무이용은 없다. 사진촬영과 메이크업 같은 것도 이용자가 자율로 선택할 수 있어 경우에 따라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경제활동도 가능하다. 예식시간은 2시간으로 청년세대 각자의 취향에 따른 여유와 각본 있는 예식도 할 수 있다.

    김해에는 향후 10년간 결혼적령기 인구가 11만3000명 정도다. 산술적으로 연 평균 5600쌍이 결혼할 수 있다는 얘기지만, 혼인 건수는 매년 감소 추세다. 2019년에는 결혼 적령기 인구의 40%정도인 2400쌍이 혼인을 했다. 집장만 등 결혼식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결혼을 늦추거나 안한다는 이유가 77%나 된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설문결과가 현실을 반영한다.

    김해시가 9월에 선보일 공공형 예식장은 시민들의 결혼식 비용을 대폭 낮추어 조기 결혼 분위기를 만들고, 절약된 비용은 가계에 보탬이 되거나 골목경제에 흐르게 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비즈 웨딩홀에서 연간 300건의 결혼식을 할 경우 건별 평균 800만원가량 절약되고 그 돈이 골목경제에 흐른다면 소비승수 이론을 적용할 경우 연간 240억원의 소비 재창출 효과가 있다. 또 320억원을 투자해 2015년에 세운 중소기업 비즈니스센터의 공휴일 유휴공간을 시민들이 활용토록 해 청년기 공공시설물의 그 경제적 이익을 시민 모두가 향유하는 공유경제의 좋은 모델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김태문(김해시 시민복지국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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