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창원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코로나 사태 속 여전히 성업 중

여성 종사자들, 마스크도 없이 밀접접촉
호객꾼 “출입자 명부 작성 안해 익명 보장”

  • 기사입력 : 2020-05-12 21:26:17
  •   
  •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세로 경남에도 접촉자가 늘어나며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도내 유일한 창원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익명을 보장하며 성업 중이라 방역망에 구멍으로 지적된다.

    지난 11일 밤 10시께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업소들은 코로나19와 무관하게 환하게 불을 밝히고 성업 중이었다. 이날 경남도가 시내 상업지역 유흥업소 등 클럽 형태 유흥시설 71곳에 집합금지(영업중지)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문을 닫은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밤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를 찾은 한 남성이 성매매 업소로 들어가고 있다./김승권 기자/
    지난 11일 밤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를 찾은 한 남성이 성매매 업소로 들어가고 있다./김승권 기자/

    각 업소마다 존재하는 ‘이모’들은 지나가는 차량이나 남성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팔을 붙들며 가게로 이끌었다. 이들은 집결지 거리에 들어선 취재진의 차량을 보고도 호객했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에 문제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경남은 괜찮다. 누구 한 명이라도 코로나에 걸렸으면 진작 폐쇄됐다”며 “현금 결제고 명부 작성 그런 것도 없다. 여기 설치된 CCTV는 방범용이고 땅 쪽만 찍기 때문에 마음놓고 들어와도 된다”고 말했다.

    호객행위를 하는 이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업소 유리벽 너머 보이는 여성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집결지 주거리에만 불이 켜진 업소가 15곳이 넘고 업소 내 여성들은 30명도 넘었다. 이들 가게엔 혼자 방문하거나 3명씩 무리 지은 손님 등 여러 남성들이 드나들었다.

    단속은 언제쯤 가능할지 기약이 없다. 창원시는 지난해 10월 이곳 집결지 폐쇄 조치에 돌입했지만 행정 조치는 미약하고 경찰의 단속도 뜸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해 9월 서성동 일대 대규모 합동단속에 나선 뒤 교육환경보호법 위반 혐의로 성매매 업소 업주 17명을 적발했다. 그러나 여태 성매매 행위 관련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 적발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경찰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여성가족부와 성매매 합동단속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철회했다.

    결국 성매매 집결지 폐쇄가 지연되는 사이 여성들 인권 문제나 방역 관리 허점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신정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장은 “혹시라도 확진자가 성매수를 시도할 경우 동선 등의 파악이 힘들 뿐더러 추가 접촉자를 찾지 못해 이태원 클럽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창원시와 경남도는 집합금지 대상 유흥시설 범위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점검 등을 통해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한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