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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고성 꿈키움 바우처, 지혜로운 결론을- 김성호(통영거제고성본부장·차장)

  • 기사입력 : 2020-05-14 20: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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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 통영거제고성본부장·차장

    중2병이라는 말이 있다. 중학교 2학년 나이 또래의 청소년들이 보이는 반항과 일탈, 허세를 ‘중2병’이라고 한다. 어떤 여자 아이는 립글로스를 바르지 않고 나온 날 “사람들이 나만 쳐다본다”며 전전긍긍하고 어떤 남자 아이는 주먹으로 벽을 치거나 침을 뱉으며 스스로 멋있다고 우쭐대기도 한다. 어른들이 볼 때는 우스울 수 있지만 제 딴엔 심각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그런가 하면 ‘고3병’이라는 말도 있다. 중2병이 심리적인 이상상태라면 고3병은 실제로 몸이 아픈 병이다. 극심한 수능 스트레스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나 소화불량, 식욕감퇴가 생기는데 이를 일컬어 고3병이라고 한다.

    지난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중·고생 39.9%는 평소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10명 중 3명은 최근 12개월 내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도 어른 못지않은 힘겨운 삶을 살고 있음에 틀림없다.

    고성군이 추진해 온 ‘청소년 꿈키움 바우처’ 사업을 두고 군과 의회가 1년째 대치상황이다.

    꿈키움 바우처는 중학생에게 5만원, 고등학생에게 7만원을 군이 매달 지급하는 사업이다. 전자 바우처 카드에 충전해 주면 고성군의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방식이다.

    올해 기준 고성군의 중학생은 1087명, 고등학생은 1989명으로 한 해 23억원 안팎의 군비가 쓰일 것으로 고성군은 추산했다.

    그러나 이 조례는 1년째 군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6월과 10월, 그리고 올 4월 이 조례를 상정했지만 군의회는 모두 부결시켰다. 고성군의 재정상황을 볼 때 매년 순수 군비 23억원을 감당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군의회의 입장이다. 또, 보편적 복지는 재정 여건과 관계없이 지속 가능해야 하는데, 한 번 지원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군의회의 부결 이유다.

    물론 한 달 5만원, 7만원이 중2병과 고3병을 치료할 수 없고 그들이 겪는 성장통을 없애지도 못할 것이다.

    군의 재정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군의회의 부결 이유도 충분히 설득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꿈키움 바우처가 청소년들이 스스로 미래의 꿈을 준비하는 데 아주 작은 디딤돌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은 적어도 한 달 5만원, 7만원어치 이상의 꿈을 키울 것이다.

    고성군은 오는 6월 꿈키움 바우처 조례를 군의회에 다시 상정할 계획이다. 4번째 도전이다. 이번엔 재정부담과 실효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사업을 2년 정도 한시적으로 시행해 보자는 조건부 안으로 군의회를 설득하기로 했다.

    고성군과 군의회의 지혜로운 결과물을 기다리겠다.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까지 지혜로우면 더할 나위 없겠다.

    김성호(통영거제고성본부장·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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