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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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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경영으로 지역민에 신뢰받는 병원 될 것”

/인터뷰/ 박재균 SMG연세병원 이사장
위기에도 직원 믿고 구조조정 안해
경영위원회 신설해 경영 전반 공유

  • 기사입력 : 2020-05-17 21: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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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만 창원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지역 중심 SMG연세병원이 MH연세병원의 힘들었던 과거를 떨쳐내고, 환자와 고객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는 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9년 5월 SMG연세병원으로 새롭게 태어나 제2 창업을 선언한 지 1년. ‘지역에 기여하고, 지역민들에게 신뢰받는 병원’으로 나아가기 위한 대장정을 지휘하고 있는 의료법인 합포의료재단 박재균(42) 이사장을 만났다.

    박재균 SMG연세병원 이사장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김승권 기자/
    박재균 SMG연세병원 이사장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김승권 기자/

    -언제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그동안 어떤 변화를 시도했나.

    △사실 취임이라기에는 거창하고, 업무를 맡아 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11월부터 입니다. 당시 합포의료재단 안팎이 아주 힘들 때였습니다. 원래는 박희두 명예이사장님께서 이사장으로 취임하시고 저는 이사 직함으로 실무를 맡기로 했으나, 의료법상 문제로 인해 급작스럽게 서른여덟 살의 젊은 나이에 큰 병원 이사장이 됐습니다.

    제가 처음 병원에 와서 한 일은 병원 경영을 투명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병원은 전문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이기에 경영에 있어서 여러 가지 용인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매달 병원장·부원장 등 진료부와 간호부, 행정 간부들이 모여 병원 경영의 전반적인 지표를 공유했습니다. ‘병원 운영으로 돈을 벌자’가 아니라, 체질을 개선해서 지치고 아픈 병원을 낫게 만들자 이었습니다.

    또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관절·척추 병원이었던 MH우리병원 문을 닫고, 재활전문병원으로 전환했습니다.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운영이 힘든 상황에 있었습니다. 그때가 가장 가슴 아팠습니다. 140명의 직원들이 이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부 공사로 인해 4개월간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시 개원할 때 원래 직원들을 최우선으로 재입사시켰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병원 가족들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 약 200억원에 가까운 부채를 갚았습니다.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내실 있는 경영을 하도록 할 것입니다.

    -경영 위기의 병원을 맡고도 정리해고를 한 명도 하지 않았고,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권고휴직 한 명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많은 분들이 저에게 구조조정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새 사람으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철학이 있었습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처음 어떤 조직에 와서 본인이 똑똑하다고 큰 변화를 일으키면, 끝에는 꼭 탈이 납니다.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저만 잘 하면 우리 병원 식구들은 저보다 더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무학그룹 최위승 명예회장님께서 그러하셨던 것처럼 우리 직원들을 챙기고 지역에 이바지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증명했습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우리 진료부, 간호부, 진료 지원부서, 행정부서가 전국에서 제일 잘 한다는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이런 뛰어난 분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사태가 아주 장기화된다면 약간의 유연성은 있어야겠지만, 가족들의 급여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입니다.

    -병원은 일반 기업처럼 경영성과만을 위한 것은 아닐 텐데, 박 이사장의 경영이념과 의료기관의 윤리의식, 사회적 책무 등에 대해 소개한다면.

    △우리나라 의료법인 대형 병원들은 영리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의 소유이지만, 개인이 운영권을 가지고 국가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해야 합니다. 경영이 어려우면 기업의 파산 부도와 같은 길을 갑니다. 물론 일반 영리회사와 같이 세금도 내지요.

    하지만 절대 병원은 기업과 같을 수 없습니다.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지역의 대형 병원은 지역사회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습니다. 평상시에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예방하고 진단·치료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 평균 수명을 높이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희생정신을 가지고 최전선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던 지난 2월 초 SMG연세병원은 보건소, 마산의료원과 협의해 임시진료소 두 곳을 완공하고,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다른 병원에서는 망설이던 바이러스 검체 채취를 빠르게 시행했습니다. 그러던 중 응급실이 두 번이나 폐쇄될 정도로 어려움도 있었으나, 민간 병원도 보건 윤리와 사회적 책무를 가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앞장섰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저희 병원 의료진 등 모든 직원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SMG연세병원이 지역과 지역민을 위한 봉사활동도 많이 할 텐데.

    △지금의 SMG연세병원이 있기까지는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베풀어 주신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의료진과 임직원들로 구성한 ‘나누리 봉사단’이 2015년 창단돼 5년간 활동해 왔습니다. 그동안 지역의 사회봉사단체들과 협력해 많은 활동을 했는데, 앞으로도 변함없이 크고 작은 봉사활동에 동참하겠습니다. 아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그동안 주신 지역민들의 사랑에 조금씩 보답할 계획입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SMG연세병원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본다면.

    △지역 거점 병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입니다. 지금도 최고의 의료진이 진료를 보고 있지만, 앞으로도 뜻이 맞는 좋은 분들을 모셔오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새로운 의료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주고, 환자 진료에 열정이 넘쳐나는 의사는 누구나 명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역 병원이지만 대학병원과도 경쟁해 보고 싶습니다. 그 날이 꼭 올 것입니다. 우리 지역과 더불어 성장하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이것이 창원시민, 마산지역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 박재균 이사장= 1996년 부산 동천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일어와 법학을 복수 전공해 2002년 8월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으로 진학해 2016년 2월 보건정책 및 병원관리학을 수료했다. 또 박 대표는 건설회사인 ㈜에스엠지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2015년 11월 의료법인 합포의료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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