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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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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손씻기 습관- 김호철(사회팀장)

  • 기사입력 : 2020-05-18 20: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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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면서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예년과는 다른 일이 나타나고 있다. 보통 연초부터 아이들은 가지가지 작은 병으로 동네의원을 자주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개학하는 3월부터는 병원을 더욱 많이 가게 된다. 학교 학생들을 만나면서 옮아온 코막힘, 인후염, 기침 등 주로 일반 감기로 병원을 많이 찾는데, 올해는 내 아이들만 봐도 지난해와 너무 다르게 감기로부터 건강해 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너무 강해서 감기 바이러스가 약해 졌나” 하는 생각도 했다. 아이들의 감기가 없어진 게 신기해 원인이 궁금했지만 그냥 코로나19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잊어버렸다. 며칠 전 만난 한 지인이 “요즘 병원마다 감기환자가 크게 줄어 병원 장사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묻자 “손 씻기”라고 했다. 쉽게 말해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손을 자주 씻으니 감기 바이러스가 옮겨질 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궁금했던 답을 미처 생각 못한 곳에서 찾은 기분이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독감환자는 67% 급감했다. 뿐만 아니다. 급성호흡기감염병과 일반 감기를 비롯한 수두, 눈병, 식중독 등 다른 감염병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 4월 26일~5월 2일 아데노, 리노 등 7개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호흡기감염병 입원환자는 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46명보다 99.9% 줄었다. 지난해 1주일에 1000명 당 17명이었던 유행성 결막염과 같은 눈 감염병도 올해는 4.8명으로 71% 줄었고, 수두와 볼거리 등 2급 감염병은 67% 줄었다.

    ▼의학계는 코로나19 예방수칙이 감염병 지도를 바꿔 놓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도 요인이지만 무엇보다 예전에 비해 늘어난 ‘손 씻기’의 영향이 컸다. 우리는 나도 모르게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고 있었고, 많은 감염병을 회사로 집으로 옮기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루 1~2번 씻었던 손을 이제는 하루 10~20번 씻는 버릇이 생겼다. 가장 기본적인 생활습관인 손 씻기의 중요함을 이제야 알게 됐고, 손 씻기의 위력에 뒤늦은 감탄을 한다.

    김호철(사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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