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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문화공유공간 ‘청학마실’- 김은아(밀양시문화도시센터 팀장)

  • 기사입력 : 2020-05-18 20: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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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아 밀양시문화도시센터 팀장

    밀양시 내일동 원도심에 자리한 (구)청학서점은 1961년 개점하여 59년간 지역서점이면서 인문학동아리 공유공간으로 이용되었다. 그러나 원도심의 쇠퇴로 유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운영의 어려움으로 2019년 초 안타깝게도 폐업하게 되었다. 대를 이어 서점을 운영했던 건물주는 건물을 팔거나 임대하는 대신 시민들의 공간으로 자리를 내어주었다.

    밀양시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의 문화공간과 동아리들의 커뮤니티 공간이 미비하여 문화예술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해소하고자 건물주의 동의를 통해 5년간 무상임차하여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들이 문화공유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구)청학서점 ‘청학마실’은 시민들 속으로 들어왔다.

    여가생활을 위한 문화공간 제공이라는 직접적인 목표가 있지만, 시민들이 모여서 문화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공동체 형성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자 하는 개인과 동아리, 예술가들이 모여 공간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관리하며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문화예술공간과 전시, 문화예술창업 인큐베이팅 공간으로도 제공하여 (구)청학서점이 가진 문화공유공간으로써의 개방성과 편의성, 유연성이 ‘청학마실’을 통해 시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고자 진행하고 있다.

    2019년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은 점(공간)에서 면(지역)으로 사업 대상을 확대해 나가는 장소적 기반을 통한 문화활동에 중점을 두고 진행한 사업이었다. 문화재생이 공유지 유휴공간에 국한되지 않고 민간소유의 유휴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례로 ‘청학마실’은 그 시발점이자 최적의 장소이다. 전면 철거, 재개발 대신에 지역의 삶과 장소성에 기반한 재생이 도시정책의 핵심 키워드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원도심 유휴공간의 경우 지리적으로 주거지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생활친화형 문화공간 조성이 가능하며,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 건물이 갖고 있는 건물의 문화적 향수를 유지할 수 있으며 지역에 문화활동의 파급 및 향유 효과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휴공간이 지역 내 문화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공공성을 부여하고, 공간을 유지,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고성장과 인구증가를 전제로 한 도시화와 도시재개발의 성공신화는 끝이 났다. 저성장 저출산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축소도시, 지방소멸의 위기에 처한 지역은 도시의 재구조화와 산업재편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밀양시는 지방소멸위험지수가 높은 지역으로 30년 내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보고가 증명하듯 폐산업시설과 빈집과 같은 유휴공간이 곳곳에 있다. 비어진 공간은 우범화되고 지역을 더욱 쇠락하게 만들고 있다. 2019년 빈집을 임대하여 문화예술플랫폼 ‘미리미동국’으로 조성하여 지역작가들의 레지던시 공간으로 지원한 것과 더불어 ‘청학마실’ 조성 등이 지역재생에 대한 고민에 기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청학마실’은 공간 활용을 위한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참여, 다양한 주체들이 개방적으로 활동하고 소통, 교류할 수 있는 가변형 공간구조에 대한 시민워크숍과 토론회를 거쳐 조성되었다. 옥상을 포함, 총 4층으로 각 층마다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1층은 문화예술 다목적 공간으로 2층은 문화예술 동아리방, 행복마을학교 문화예술교육실, 3층은 자율공유공간으로 옥상은 휴게시설 및 야외 네트워킹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청학마실’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활동이 활성화 되고, 다양한 지역커뮤니티와 계층이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공간을 형성되어 문화예술이 먼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곁에 있다는 생각을 하는 시민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김은아(밀양시문화도시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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