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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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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우린 우리대로 할 테니…- 옥은숙(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0-05-26 20: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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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9년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을 비롯한 크고 작은 산불 소식과 공장화재 소식을 접할 때마다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유년 시절에 집 뒷산의 산불 진화 현장에 아버지를 따라가 거들었던 적이 있었다. 겨우 잔불을 정리하는 마무리 단계였지만, 바람에 날아다니던 불씨를 보며 산불의 공포를 느꼈다. 그 후 출동하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를 들을 때는 시도 때도 없이 그날의 공포와 안도가 한꺼번에 되살아나곤 했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불 속의 사람을 구하기 위해 사이렌 소리를 내며 현장으로 질주하는 모습을 보며 목이 멘 적도 있었지만, 열악하고 조악한 소방장비를 착용하고 화재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관의 삶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국가의 무심함을 원망했다.

    재난 속에서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숭고하고 거룩하다. 화염이 세상을 뒤덮은 그곳에서 부실한 보호 장구를 장착한 채 남아 있는 한 사람이라도 구조하기 위해 뛰어든다. 퇴로를 찾지 못해 질식사한 동료에 대한 애도를 미루고, 마지막 한 사람을 위해 사투를 벌인다. First in, Last out. 맨 처음 들어가고 맨 마지막에 나온다는 그들의 신념이다.

    지난 2020년 4월 1일, 드디어 소방관 국가직 공무원 전환법이 시행되었다. 소방직의 국가직 전환은 1973년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되고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지 47년 만이다. 소방관들의 숙원이었던 국가직 전환이 마침내 시행된 것이다. 전체 소방공무원의 98.7%인 지방직 소방공무원 5만2516명이 국가직으로 전환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방관들의 헌신과 희생에 국가가 답한 것이라고 기념사에서 밝히면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방화복 대신 방호복을 입은 소방관들의 모습을 전국 곳곳 방역의 현장마다 볼 수 있다. 국민이 받는 소방 서비스의 국가 책임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난은 언제든지 찾아온다. 화마든지 감염병이든지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은 정치권의 소임이다. 우리는 우리대로 최선을 다할 테니 21대 국회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

    옥은숙(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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