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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정보현(한국폴리텍Ⅶ대학 교양학과 인성전담 교수)

  • 기사입력 : 2020-06-01 15: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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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질문은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 소설의 제목이자, 신이 천사에게 던진 질문이다. 신은 천사 미하일에게 이제 막 홀로 쌍둥이를 출산한 여인의 영혼을 데려오라고 명한다. 그러나 미하일은 부모 없이 세상에 남겨질 갓난쟁이 쌍둥이가 염려되어 차마 영혼을 거두지 못했다. 신은 자신의 명을 거역한 미하일에게 헐벗은 채 지상으로 내려가라는 벌을 내리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오라고 한다.

    신이 던진 질문을 끊임없이 탐색하던 미하일은 내일 끼니 대책도 없는 구둣방 부부가 헐벗은 자신을 측은하게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첫 번째 깨침의 미소를 짓는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천사는 가족 없이 홀로 남은 이웃집 여인이 6년 전 그 갓난쟁이 쌍둥이를 키우며 삶에 희망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신이 주신 질문에 마지막 답을 깨치고 미소를 지으며 천상으로 올라간다. 사람은 자신을 위하고 돌봄으로 사는 것 같지만, 사람의 내면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고, 서로를 향한 그 사랑으로 살아간다고 말해주고 있다.

    사람 인(人) 한자를 보면 사람은 서로 맞대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얼마 전 한국폴리텍Ⅶ대학 창원캠퍼스의 헌혈 이야기가 훈훈한 미담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혈액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에서 캠퍼스에 헌혈 대기 줄이 길게 이어지는 풍경이 펼쳐져 추가로 헌혈 차량들을 불렀고, 헌혈 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다. 헌혈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참가자가 코로나19 이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혈액 부족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 보자는 학생들 간의 SNS가 확산 된 결과였다. 코로나19의 두려움이 정점이었을 때도 대구의사협회장의 호소문을 읽고 전국의 의료진들이 대구로 의료봉사를 자원했었다.

    서로를 향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남극의 황제펭귄은 영하 88도의 추위 속에서 무리를 짓고 서로의 체온으로 눈보라를 이겨내며 알을 부화한다. 그리고 서로 돌아가며 눈보라와 맞서 바깥 자리를 지키며 허들링(huddling)을 한다. 겨울이 되면 먼 시베리아에서 찾아오는 기러기는 동료들과 V자 대열을 유지하며 바람의 저항을 줄여 먼 항해를 가능케 한다. 맨 앞자리에서 공기 저항을 가장 많이 받는 선두 자리는 교대로 분담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혹독한 시련일수록 서로의 존재에 기대며 이겨낸다.

    연세대 사회학과 염유식 교수가 실시한 행복에 관한 연구에서 사람들은 행복의 조건을 돈(40.1%), 건강(28.4%), 화목한 가족(20.3%) 순으로 응답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답한 조건들과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그 결과 돈은 일정 소득 수준까지는 상관관계가 있었으나 그 이상의 소득 수준을 넘어가면 행복과의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일정 수준이 지나면 소득이 증가할수록 행복이 감소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세계의 억만장자들은 어디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일까? 행복 심리학의 창시자인 일리노이대 에드 디너(Ed Diener)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100대 부자들이 행복을 느끼는 요인으로 꼽은 것은 1위는 사랑, 친구, 좋은 가정이었고, 2위는 성취감, 3위는 자존감으로 나타났다. 대부호들 역시 사람 간의 관계, 즉 서로를 향한 ‘사랑’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논리적인 사고로는 자신도 어려운 처지일 때 오히려 타인을 위하는 사람의 마음은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이성적 분석보다는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이러한 아이러니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시금 독자들에게 질문하고 싶다. 당신은 무엇으로 사는가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얼마나 당신의 마음을 쏟고 있나요?

    정보현 (한국폴리텍Ⅶ대학 교양학과 인성전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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