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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코로나 100일,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다] (3) 코로나가 바꾼 일상 (상)학교

온라인 수업도 마스크 등교도 이젠 ‘학교 일과’

  • 기사입력 : 2020-06-01 20: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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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례없는 변화를 맞은 곳으로 교육 현장을 빼놓을 수 없다. 생애 첫 입학식과 졸업식을 하지 못했거나 온라인으로 간소하게 치를 수밖에 없었고 전국 각종학교의 개학이 3차례나 연기됐다.

    기다렸던 개학은 온라인상에서 먼저 했고 예년보다 2달을 훌쩍 넘긴 5월 20일이에야 등교해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등교개학 후에도 예방수칙을 이행하고 건강상태를 점검하느라 학교 현장은 긴장상태다. 코로나19로 변화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차 등교 개학일이었던 지난달 27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대암초 학생들이 발열체크를 위해 줄을 서 있다./성승건 기자/
    2차 등교 개학일이었던 지난달 27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대암초 학생들이 발열체크를 위해 줄을 서 있다./성승건 기자/

    김해 가야고 2학년 김고운양

    ◇학생= “어서 일어나서 씻고 학교 가야지! 오늘 시험은 준비 다 했어?” “10분만 더 잘게 엄마, 10분만….”

    코로나19는 아침 일찍 졸린 눈을 비비면서 엄마의 폭풍 잔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던 고등학생인 김고운(17·김해 가야고2)양의 일상도 바꿔놓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늘 잠이 모자라 10분만 더 자기 위해 엄마와 늘 전쟁을 치르기도 하고, 아침은 먹는 둥 마는 둥 몇 술 못 뜨고 등교하기 일쑤였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등교 개학을 시작한 지난달 27일 이전의 김고운 양의 하루 일상은 여유롭게 바뀌었다. 집 밖을 나서지 않은 채 오전 온라인 수업(원격수업) 시간에 맞춰서 수업을 들으면 되다보니 아침에 분주하게 씻고 준비하느라 허둥지둥하는 시간이 사라졌다. 중간중간 출석체크를 해야 하는 데다 노트북 화면으로 수업을 듣는 게 익숙지 않지만 잠시라도 한눈을 팔지 않으려 애쓰다 보면 어느새 오전 시간은 훌쩍 지났다. 일주일 내내 집밖을 벗어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온종일 집에 박혀 있는 게 답답할 법도 하지만 그는 “학교에 안 가지만 할 일은 오히려 더 많아서 답답한 마음을 느낄 새도 없었다”면서 “온라인 수업(원격수업)도 듣다 보니 많이 적응됐고, 혼자만의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등교 개학 이후로는 학교를 마친 뒤 수학, 영어학원을 다녀오고 밤 10시에 귀가하는 지난해의 일상으로 돌아오게 됐지만 달라진 것은 많았다. 그는 “잠시라도 집 밖을 나갈 땐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아예 습관이 됐고, 스마트폰이 공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고 했다.

    김고운 양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학원까지 함께 다니고 있는 단짝 친구 김단비(17·가야고2)양은 친한 친구들과 떠는 수다가 제일 그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매일 학교에서 만나 고민을 나누던 친구들을 석 달 가까이 못 본다는 게 무척 어려웠다”면서도 “2학년으로 올라오면서 같은 반이 된 새 친구들과는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영상통화도 자주 하게 된 건 달라진 학기 초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등교 개학이 시작돼 일상을 찾은 김단비 양은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중간고사가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지난해만 해도 직접 수업을 들으면서 어려운 부분은 질문도 하면서 배웠던 내용을 되새긴 반면, 올해는 대면 수업이 확 줄어들게 되면서 마음이 다급해졌다고. 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강의를 집중해 잘 듣는 게 중요해졌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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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중·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온라인 개학을 맞은 지난 4월 9일 창원시 마산의신여자중학교에서 온라인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녕 유어초 김가경 선생님

    ◇교사= “얘들아 어서 오너라, 보고 싶었어.” 지난 27일 창녕 유어초등학교 전학년 개학일에 전 교직원은 교문 앞에서 환영 피켓을 손에 들고 학생들을 맞았다. 교편을 잡은 지 30년 가까이 된 김가경(51) 선생님은 예년보다 3개월 남짓 늦어진 등교를 한 학생들을 보자마자 반가움과 안쓰러움에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거리두기, 발열체크, 손소독 등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지키는 게 우선이었다. “교실에서도 1m 이상 거리를 두고 앉고 급식도 떨어져 앉아 한쪽 방향으로 보고 먹고, 화장실도 학년별 시간 차이를 두고 이용하고 있어요. 놀 때도 거리두기를 강조하는데 놀다보면 거리가 좁혀져 반복지도를 하고 있어요.”

    지난 2~3개월간 학생이 없는 학교에서도 교사들의 생활은 바쁘게 돌아갔다. 2월 말 개학 연기가 결정되고 잇따라 2·3차 연기 결정이 나면서 교육과정계획을 재차 수정, 보완해야했다. 지난 100일 동안 전화상담, 학급밴드를 이용해 학생들의 건강상태, 심리상황을 수시로 파악했다. 교직생활 중 처음 시도해보는 온라인 수업(원격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관련 연수를 받고, 동료 교사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대비를 해야 했다.

    “온라인 수업(원격수업) 중 아이들의 접속을 독려하는 게 힘들었어요. 온라인 공부를 돌봐줄 학부모가 늘 학생과 함께할 수 없는 가정의 경우 수시로 전화하고 과제물을 내라고 요구하는 게 미안하고 안타까웠죠.”

    코로나19는 학교문화를 바꾸어놓았다. 학교 현장에서 교직원들은 온라인수업을 언제든 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방역과 거리두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김가경 선생님과 학교 역시 등교 중지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학교 실정에 맞는 대응운영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알찬 온라인수업을 위한 교원연수,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생활교육, 생활 속 방역 등이 그것이다.

    김 선생님은 코로나19를 겪으며 교육현장에서도 변화와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개학연기, 온라인개학 등 초유의 상황에도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단 과감히 수용하고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변화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코로나19로 학생과 교원, 학부모 모두 시련이 있었지만 이 상황을 잘 견뎌준 우리 아이들이 정말 고맙고 더불어 고생하신 학부모님께도 감사드려요.”


    2차 등교 개학일이었던 지난달 27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대암초등학교 정문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등교를 지켜보고 있다./성승건 기자/
    2차 등교 개학일이었던 지난달 27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대암초등학교 정문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등교를 지켜보고 있다./성승건 기자/

    초등생 아이 둔 김정미·신선임씨

    ◇학부모=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 아들을 둔 김정미(38·여·창원)씨와 2학년과 1학년 아들을 둔 신선임(38·여·김해)씨는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와 온라인개학, 등교개학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에게 평소 사회질서 준수, 위생교육을 보다 철저하게 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아이들을 집에서 효과적으로 공부시킬 방법 등도 고민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교육환경 변화를 겪으며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저희 애들은 원래 기관지도 안 좋고 천식도 있어서 미세먼지가 많이 생길 때부터 신경을 썼거든요. 저도 아이들에게 위생이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방송이나 학교에서 손소독, 기침예절 같은 교육을 계속 강조하니 아이들이 잘 따라하려 해요.”라고 말했다. 신씨는 “집에서 늘 위생에 대해 얘기를 해주는 편이에요. 마스크를 왜 써야 하는지, 마스크에 왜 손을 대면 되는지, 손 자주 씻어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애들도 이제 어느 정도 스스로 조심하고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아이들이 학교를 제대로 가지 못하면서 겪는 불규칙 생활, 온라인 수업(원격수업) 적응력, 학습량 부족 등에 대해 대비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씨는 “처음 2주간은 거의 놀았어요. 겨울방학이 연장된 것처럼요. 2차 개학 연장 때는 아이도 저도 마냥 좋지만은 않았죠. 학원도 못가고 외출조차 안되니 집에만 있는 시간이 힘들더라구요. 학업 능력에 대한 걱정도 되고요”라고 말했다. 신씨는 “애들 신체적, 생활적 리듬이 깨지기 시작했어요. 그걸 규칙적으로 잡아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고 전했다.

    특히 온라인 수업(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서부터는 종일 아이 옆에 붙어서 학습상황을 챙겨주는 게 예삿일이 아니었다. 아이들도 처음해보는 온라인 수업(원격수업)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신선임씨는 “양방향 수업이 아니니 애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을 많이 했어요. 그렇다보니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옆에 앉아서 챙겨줘야 했죠”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주부터 등교수업이 시작됐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잘 적응할지 감염병 위험은 없을지 여전히 걱정이 크다. 신씨는 “집에서 교육을 많이 했지만 애들이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을지 걱정이 되고, 격일 등교를 하다보니 더 신경이 많이 쓰이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김씨는 “아이들의 리듬이 깨지는 게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하루는 늦잠자고 하루는 일찍 일어나고 하면 아이도 혼란스럽고 엄마도 귀찮고 그럴 것 같네요”라고 우려했다.

    김희진·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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