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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지방교육재정을 보는 감사원의 그릇된 시각- 김호철(사회팀장)

  • 기사입력 : 2020-06-01 21: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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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초·중·고 교육을 지원하는 지방교육재정 수입은 중앙정부의 교부금, 지자체의 전입금, 시·도교육청의 자체수입, 차입금(지방교육채) 등으로 구성되고 있다. 수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앙정부가 주는 교부금으로 매년 전체 지방교육재정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시·도교육청 자체수입은 2% 수준이다.

    교부금이 많은 이유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내국세(관세를 제외한 전체 세금) 수입의 20.79%가 매년 배분되기 때문이다. 교부금 총액은 2014년 40조9000억원에서 2018년 52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방교육재정의 지출은 자본지출과 경상지출 등으로 이뤄진다. 2018년 기준으로 경상지출은 전체의 75%를 차지해 자본지출(11%)보다 월등히 많았다. 경상지출은 매년 고정적 지출이 많은데 교육공무직 인건비가 75% 차지했다. 자본지출은 건설 등에 따른 시설비용이 9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같은 지방교육재정에 불용액(쓰지 못한 예산)이 매년 증가하면서, 쌓이고 있는 예산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4~2018년 5년 사이 지방교육재정 중 불용액은 44% 증가했다. 이로 인한 전체 이월액은 110% 급증했다. 2014년 2조3300억원이었던 이월액은 2018년 4조8858억원이 됐다.

    감사원은 감사결과를 근거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을 향한 비판을 한꺼번에 쏟았다.

    ‘시·도교육청 실수요 파악 없이 교부금을 배분했다’, ‘지방교육청은 여유자금이 있는데 빚을 냈다’, ‘빚을 장기로 내면서 이자가 더 발생했다’, ‘예산이 이월되면서 자원 배분의 비효율을 초래했다’ 등.

    사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자료에서 지방교육재정에 대한 ‘의도적 비수’를 품었다. 교부금 중 ‘내국세’ 배분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학생 수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갈수록 늘어나는 내국세 지원을 깎아야 한다는 의도를 강하게 담았다.

    감사원은 “지방교육재정은 실제 교육수요와 무관하게 내국세 등 외부요인으로 결정되는데 저출산으로 학생들이 급감한 반면 경제성장에 따른 세수는 증가해 교육재정 규모가 확대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최종 수요자인 학생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실수요와 괴리된 채 재정 투입만 계속 늘어나 전국 시·도교육청에 잉여금이 93.8% 증가하는 등 국가 전체 재원 배분의 편중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감사원은 교육재정 잉여금 문제를 국가 재정 불균형의 원인으로 막무가내로 끌고 간 것이다. 이번 감사결과 자료는 첫 문장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수는 2014년 638만명에서 2018년 567만명으로 줄었고 2035년 382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2019년 3월 통계청)’에서 그 의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학생 수가 줄어드니까 지방교육재정도 줄여서 다른 사업에 쓰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갈수록 줄어가니까 실수요를 반영해 국가예산도 줄이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어떻게 이런 감사결과 자료가 발표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방예산보다 중요한 게 교육예산이다. 감사원은 지방교육재정을 일반행정 재정으로 착각하지 않길 바란다. 교육재정은 남더라도 아이들의 교육에 쓰일 예산일 뿐이다. 다 못 쓴다고 줄이거나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예산이 아니다.

    김호철(사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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