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7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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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류 많은 ‘부동산 공시가’ 제도 개선해야

  • 기사입력 : 2020-06-01 21: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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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부과기준이 되고, 건강보험료 산정과 기초연금 수급대상 결정 등 60여개 행정목적으로 활용된다. 국민들이 부동산 공시가격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최근 밝힌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실태 감사결과’에서 제도상 허점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의 경우, 2019년 공시된 개별주택의 28.4%는 토지가격이 주택가격보다 높고, 개별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시 용도지역 적용이 잘못된 사례가 1만252필지나 될 정도다. 부동산 공시가격이 얼마나 엉터리로 산정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땅값만 계산한 가격이 집값과 땅값을 합한 것보다 비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택가격이 마이너스가 아니면 이런 역전이 나타날 수 없다. 감사원은 개별주택가격보다 토지가격이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한 이유로 동일한 토지에 동일한 특성이 적용되지 않았거나 공시비율(80%)을 적용하지 않은 탓으로 봤다.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 담당부서가 다르고, 국토부에서 두 가격의 토지 특성을 비교·확인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의 결정적 오류는 표준부동산 표본에 용도지역을 배제한 것이다. 그동안 주먹구구로 계산한 공시가격을 근거로 각종 세금을 부과했으니 국민들이 조세행정을 신뢰할 수 있겠나.

    부동산 공시가격이 엉터리로 산정되면 국민들이 공시가격을 불신하고 조세저항으로 연결될 수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의 문제는 제도 운영상 잘못에서 비롯된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감사원은 표준부동산의 표준수를 현행보다 늘려야 가격 산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감사원이 권고한 대로 경남의 표준부동산 표본수를 현행보다 3630필지 추가하고 조사시스템도 보강해야 한다. 이번 감사에서 제외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아파트 공시제도 역시 전면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가격공시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추락된 조세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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