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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사회적경제기금 조례 통과되기를- 정원각(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

  • 기사입력 : 2020-06-03 20: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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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원각 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

    2020년 2월에는 사회적경제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이 인가받았고 5월에는 물건, 서비스를 판매하는 종합상사가 생겼다. 사회적경제가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궁극적으로는 ‘돈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사업을 통해서 실현하므로 경영을 잘 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을 잘 하기 위해서는 자금 확보와 매출 확대가 필수다. 특히, 사업에서 자금은 우리 몸의 피와 같다. 그런데 경남 아니,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자금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주식회사와 같은 자본 기업들 사이에서는 ‘자기 돈으로 사업을 하면 바보’, ‘세상에 널린 것이 눈먼 돈’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지만 사회적경제기업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왜 그럴까? 원인은 현실 경제, 은행, 금융에 있다. 기존 금융권들은 사회적경제기업들에게는 대출, 투자를 꺼리는데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다. 첫째, 협동조합의 출자금은 조합원이 언제든지 찾아가므로 부채로 취급한다. 이는 주식회사의 주식을 매입하면 발행한 회사에 되팔 수 없는 구조와 다르다. 그래서 은행들은 협동조합의 출자금을 자기 자본이 아닌 부채로 취급한다. 둘째, 경영에 책임을 지는 주체가 없거나 부족하다고 본다. 일반 자본기업에는 회사를 소유하는 오너와 강력한 CEO가 있어 책임 경영을 하는데 협동조합과 같이 기업은 다수의 조합원들이 소유하고 있고 논의 구조가 복잡하여 책임 경영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셋째, 재무제표와 손익계산서로 나타나는 재무상태가 부실하다고 판단한다. 엄격하게 말하면 주주에게 배당할 순이익이 낮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이 세 가지 이유는 정당할까? 그렇지 않다. 출자금의 부채 취급은 신자유주의, 자본기업들의 주장이다. 출자금이 더 안정적인 사례도 많다. 그리고 경영에 책임지는 주체 부족은 개별 기업의 내부 역량이지 사회적경제기업 일반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러므로 금융권의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차별은 부당하다. 한편 재무상태는 더 깊게 봐야 한다. 금융권이 선호하는 재무제표는 이윤을 남겨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서류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노동자들을 해고 또는 비정규직으로 만들어 임금을 줄이고 산업 안전을 비용이라고 삭감하며 아이들이 먹는 식품과 장난감에도 안전을 무시하여 남긴 이윤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좋은 회계, 재무상태로 평가한다. 결국 코로나19를 세계적으로 가장 잘 막았으면서 산업재해, 공장화재, 식품안전사고 등의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배경 중의 하나에는 이와 같은 주주 이익의 극대화라는 회계, 재무제표가 있다.

    이와 달리 사회적경제는 사람 존중, 자연과 공존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 출자자(주주) 배당보다 노동자 고용 안정과 소비자 안전을 중요하게 본다. 그래서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거나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은행이 원하는 이윤추구, 재무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렇게 어려운 사회적경제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려고 만든 것이 경남의 사회적금융기관이다. 이제 우리나라 초기 산업 성장에 했던 정부의 마중물 역할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민간과 함께 경남의 사회적경제기업에 기금을 조성하고 공급할 조례를 만드는 것이다. 때마침 6월 3일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가 ‘경상남도 사회적경제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통과시켰다. 경남의 사회적경제는 대환영이다. 이제 본회의만 남았다. 이후 조례가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경남도의 공공 기금과 경남의 민간 사회적금융이 거버넌스와 협력을 통해 경남의 사회적경제기업 자금 조달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

    정원각(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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