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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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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인 ‘일생’을 읽다

평론집 ‘언어의 정수 그 주술력’
김복근 문학박사, 시조·수필 등 26편 분석

  • 기사입력 : 2020-06-08 07: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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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문학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복근 문학박사가 지역 문인들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 평론집 ‘언어의 정수 그 주술력’을 펴냈다.

    이번 평론집은 열여섯 편의 시조론과 여덟 편의 시론, 한 편의 수필론, 한 편의 동시론으로 묶어 총 스물여섯 편의 평론을 수록하고 있다. 평론집에선 탄신 100주년 기념 ‘펜문학’ 특집에서 강고한 시조정신을 보여준 이호우 시조인, 모스크바 해외문학 심포지엄에서 러시아의 아나키스트 떠돌이 별로 다뤄진 리진 시조인, 무원기념사업회 창립 세미나에서 자연과 혼융된 작풍을 보여준 김기호 시조인에 대한 삶과 사유체계를 살폈다. 고교 은사인 전기수 시인의 서정시와 박재두·서우승·조종만 시조인이 보여준 강골 기질의 시조, 아흔이 넘는 연치에도 시조를 읊조리는 김교한 시조인과 시의 개성과 품격을 보여준 김창완 시인, 야성의 미학을 보여준 배대균 수필가의 작품세계도 살펴봤다.


    김복근 문학박사

    대자연의 순수함을 노래한 윤정란·김재황 시조인, 부드러운 듯 단단한 하영·이영자 시인, 아이 눈으로 사물을 읽는 이희규 시인의 동시를 분석하기도 했다.

    이영성·우홍순·조현술·이동배·김봉근·석성환·엄미경 시조인과 손국복·곽향련·양창호 시인의 작품을 살피면서 내일의 문학에 대한 기대를 갖기도 했다.

    작가가 사용하는 문학 언어는 생활어에서 산문으로, 산문에서 시어로, 시어에서 시조어로 정예화되면서 정제된 언어로 정수(精髓)된다. 작가는 언어의 자의성과 소통 구조를 활용해 언어의 품격과 생명력을 고양시킨다. 자의적 표현은 비유와 상징을 통해 창조와 개성, 다의적인 표현의 길을 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언어로 구축한 문학작품은 작가의 의도와 관계없이 주술력이 생기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한다. 텍스트에 의해 상호작용을 하면서 문맥 속에 함의된 의미를 제공하고 추론하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자의적 표현에 의한 의미 만들기는 흥미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소통에 제한을 받기도 한다. 여기에 평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평론(評論)은 작품에 대한 평가와 비평을 기본으로 하는 작업이지만 작가의 의도와 청자의 독해에 대한 간극을 메우는 데도 필요하다.

    글쓴이는 “오래전 할머니가 비손하면서 사용한 주문이 지금도 뇌리를 스치며 의미 있게 작용하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작가가 사용하는 언어는 언어 중에서도 가장 절제되고 정제된 언어다. 할머니가 외는 소박한 주문이 위력을 가진다면 언어의 정수로 발화된 문학작품이 가지는 주술력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다. 시인 작가에 의해 정려된 예지적 산물로서의 결과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부족하지만, 관심 있는 독자들과 대화하고 싶은 욕구에 의해 어렵게 시도한 작업이다”고 전했다.

    의령 출신인 김복근 박사는 1985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시조집 ‘인과율’, ‘비상을 위하여’, ‘클릭! 텃새 한 마리’, ‘는개, 몸속을 지나가다’, ‘새들의 생존법칙’, ‘비포리 매화’, 평론집 ‘노산시조론’, ‘생태주의 시조론’, 동시집 ‘손이 큰 아이’, 괘관문집 ‘바람을 안고 살다’, 산문집 ‘별나게 부는 바람’ 등을 펴냈다. 그는 현재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과 경남문인협회 고문을 맡고 있으며, 경남문인협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 거제교육장 등을 지냈다.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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